경찰, 구은수 전 청장 등 기소에 "무겁게 수용"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철성 경찰청장./사진제공=뉴스1

경찰이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관련 검찰이 내린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의 기소 결정에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입장을 밝혔다.

경찰청은 17일 발표된 검찰의 수사 결과를 받아들여 관련자에 대한 인사조치와 함께 징계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백남기 농민이 맞고 쓰러진 살수차 관련 업무 책임자를 구 전 청장으로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 제4기동단장(총경), 살수차를 실제 운용했던 경찰 2명 등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백남기 농민은 지난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 진압과정에서 살수차의 직사살수에 맞아 두개골 골절 등을 입고 쓰러져 2016년 9월 숨졌다.

경찰은 이 같은 검찰 수사 결과를 참고해 앞으로 대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발표했던 관련 민사소송에서 국가 청구인낙서 제출 등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는 조치를 진행하고 유사사례 방지를 위한 제도도 마련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청구인낙서는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그대로 받아들이겠단 의미로 제출하는 문서다.

백씨 유족들은 지난해 3월 국가와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 구은수 당시 서울경찰청장, 살수차 요원 등을 상대로 총 2억41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경찰은 집회시위 현장에서 헌법상 비례의 원칙에 입각한 경찰 물리력 행사 기준을 엄격히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공권력 행사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때 대응지침과 피해배상 절차(훈령) 등도 마련한다.

경찰은 연말까지 위해성 경찰장비의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으로 △살수차 원칙적 미사용 △최대 수압 15에서 13bar(바·압력단위)로 하향 등 규정 신설을 추진 중이다. 앞서 직사 살수 방식도 지면에 살수한 후 점차 상향해 가슴 이하로 살수하도록 하는 등 주의사항도 강화키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다시 한 번 고 백남기 농민과 유족들에게 사과와 함께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당시 경찰청장을 맡았던 강신명 전 청장은 직접 책임이 없다고 보고 무혐의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