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국감]정춘숙 “식약처도 블랙·화이트 리스트 존재”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김민우 기자

박근혜 정부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단체는 지원에서 배제하고, 관제데모를 주도한 단체에는 특혜를 준 정황이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열린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식약처 내 블랙·화이트 리스트가 존재한다며 식약처 자체 조사를 촉구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식약처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주부대상 불량식품 근절 위탁교육사업 용역을 발주하면서 A단체와 수의계약으로 계약을 체결하며 일감을 몰아줬다.

식약처가 일감을 몰아준 A단체는 박근혜 정부 당시 여러 차례 관제데모를 주도한 경력이 있었다. A단체는 세월호 사건 당시, 박근혜 7시간 의혹을 제기한 산케이 신문 서울시부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회원들과 함께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한 바 있다.

또 일일 4시간 활동 후, 일단 5만원을 지급하는 불량식품 시민감시단에 A단체 대표가 위촉한 회원 56명을 승인해줬다. 보수적인 단체로 알려진 회원 136명도 등록을 허가했다. 이들 친정부 소속 단체 회원들에 지급된 활동비는 작년에만 약 1500만원에 이른다.

반면 해썹(HACCP) 위생안전시설 개선자금 지원 공고에서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처벌받은 업체는 지원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을 게재했다.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해썹 보조금지원 사업에서는 반정부 사업자나 단체를 아예 배제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정춘숙 의원은 “정부정책에 견해 차이를 보였다고 지원을 배제하고 친정부 단체에는 경쟁도 없이 예산을 몰아주는 것은 국가가 돈으로 국민의 사상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 의원은 식약처 내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한편, 이달까지 조사계획을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류영진 식약처장은 “해당 내용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다시 파악해보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