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만찬' 이영렬 前서울중앙지검장 "성실히 재판 받겠다"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사진=뉴스1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기소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59·사법연수원 18기)이 17일 1심 첫 공판을 앞두고 "성실히 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이 전 지검장은 이날 오후 1시44분쯤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도착해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 같이 대답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이 전 지검장이 피고인 신분으로 법원에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앞선 3회의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공판준비기일엔 출석 의무가 없지만 공판 절차엔 출석해야 한다.

그동안 이 전 지검장 측은 돈 봉투 만찬 사건이 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왔다. 법무부 검찰국 직원, 특별수사본부 간부 등과 함께한 식사 자리는 격려 또는 포상을 위한 공식적 자리인 만큼 청탁금지법이 정한 예외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이 전 지검장 측은 그 근거로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1호, 제6호, 제8호 등을 들고 있다. 이 조항들에 따르면 △상급 공직자가 위로·격려·포상 등 목적으로 하급 공직자에게 제공하는 금품 △직무와 관련된 공식 행사에서 주최자가 참석자에게 통상적인 범위 내에서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금품 △기타 다른 법령이나 기준 또는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은 청탁금지법 처벌 대상이 아니다.

이 전 지검장은 지난 4월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에서 법무부 검찰국 과장 2명에게 현금 1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고 1인당 9만5000원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이 식사 자리엔 이 전 지검장 등 검찰 특별수사본부 검사 7명과 안태근 전 검찰국장(51·연수원 20기) 등 법무부 검찰국 검사 3명이 있었다. 안 전 국장은 특수본 검사 6명에게 각각 70만~100만원이 담긴 봉투를 건넸다. 식사값은 이 전 지검장이 계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