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기업, 美 '자전거 공유' 시장 두고 '격돌'

중국의 대표적인 자전거 공유 서비스 업체인 기업 '오포(ofo)'의 미국 대여소 모습/사진=블룸버그 통신

미국에서 자전거를 언제 아무 때나 공유해서 탈 수 있는 ‘스마트 자전거’ 시장을 놓고 미국과 중국 기업 간 경쟁이 펼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자전거 공유 서비스 업체인 기업 ‘오포’(ofo)와 ‘모바이크’(Mobike) 그리고 미국 실리콘 밸리의 기업인 ‘라임바이크’(LimeBike)가 대거 투자를 받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CNBC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마트 자전거란 스마트폰 앱으로 손쉽게 자전거를 빌리고, 사용한 자전거를 지정된 곳에 자물쇠 없이 잠가놓는 서비스로 서울시의 ‘따릉이’와 비슷한 개념이다. 한 단계 진화한 스마트 자전거는 세워진 위치를 위성항법장치(GPS)로 파악해 즉각 회수하는 장점도 있다.

라임바이크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자전거 공유 업체지만 후발주자다. 올 6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고 이후 20여 곳에 진출했다.

앞서 진출한 중국 기업의 자본력에 맞서기 위해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최근 미국 10개 도시에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50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라임바이크는 앞선 3월에도 1200만달러의 투자를 받아 미국 30여개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들의 주요 투자자는 미국의 GGV 캐피털과 헤지펀드사 그리고 구글 출신들이 만든 벤처기업 빌 메리스 섹션 32 등이다.

미국 조사업체인 파크 데이터(Park Data)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선두업체인 중국 기업 오포의 시장 점유율은 65%를 차지한다. 오포는 미국 시애틀에서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후 올 8월에 보스턴의 교외 지역과 워싱턴 DC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오포는 중국 최대 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로부터 투자받은데 이어 지난 7일 약 7억달러를 추가 투자받아 시장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발표했다. 알리바바 외에도 호니 캐피탈과 CITIC,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업체인 디디추싱 등이 오포에 투자했다.

또 다른 중국 기업인 모바이크는 올 9월 워싱턴 DC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이크에는 텐센트를 포함해 싱가포르 국부 펀드의 테마섹 홀딩스와 대만 폭스콘 등이 투자했다. 올해에만 8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미국 시장에서 스마트 자전거 서비스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우선 환경 문제와 건강의 이유로 자전거 사용이 늘면서 수요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CNBC는 전했다. 때마침 중국에서 자전거 공유 사업을 시작해 성공을 거둔 기업들이 자국 내 공유 자전거 사업에 대한 비판이 일면서 해외로 눈을 돌린 결과이기도 하다.

CNBC는 스마트 자전거 시장이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자전거 공유 횟수는 2800만회를 넘어섰다. 미국 교통 연합회의 자료에 따르면 이는 미국의 기차인 암트랙(Amtrak)의 연간 이용 횟수와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대도시인 뉴욕, 워싱턴 DC의 북부지역, 마이애미, 보스턴 등에서 스마트 자전거 시장의 인기가 더 커지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