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투본 "'강신명 무혐의', 진상규명 핵심 빗겨나가"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백남기 농민의 사망사건과 관련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2017.9.2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17일 검찰이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현장 책임자, 살수요원 등 4명을 기소하자 백남기투쟁본부(백남기투본)는 "지체된 시간만큼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졌는지 의문이 남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검찰이 강신명 전 경찰청장에 대해 살수차 운용과 관련해 직접 지휘·감독 책임이 없다고 보고 '혐의없음' 처분한 데 대해서는 "백남기 농민 사건의 진상규명의 핵심을 빗겨나간 결과이자 가장 큰 오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공권력 남용으로 인명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당사자이자 최고 책임자인 강 전 청장이 '직접지시'가 없었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백남기투본은 "강 전 청장은 당시 경찰 수장으로서 가용 가능한 경찰력을 총동원할 수 있는 최고 수준 비상명령 '갑호비상령'을 내리고 그에 따라 2015년 민중총궐기대회는 철저히 진압당했다"며 "그 과정에서 현장 진압에 투입된 경찰관들은 인명피해가 날 수 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살수차 운영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기소된 경찰관들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데 대해서는 "살수차 일부 기능이 고장나 있었고 경찰관들의 시야가 차단된 상황이었지만 살수차 운영지침을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살수를 했다"며 "미필적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음에도 혐의 적용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검찰은 고발당한 경찰관 외에 참고인으로 19명을 불러 조사했다고 발표했지만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당시 4기동대 지휘체계 속 '제3의 인물'을 포함한 추가 관련자 기소 여부는 언급도 하지 않는다"며 피고발인 이외의 사건 관련자들이 기소되지 않은 데 대한 유감도 드러냈다.

백남기투본은 "백남기 농민이 직사살수에 의해 사망한 사실 관계를 인정하고 경찰 고위간부까지 기소한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핵심 사안을 빗겨나간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 고발 등 적극적인 대응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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