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퇴거 외국인 무기한 보호시설 구금은 위헌"…法,위헌제청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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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외국인을 보호시설에서 무기한으로 구금할 수 있는 출입국관리법의 법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보고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했다.

서울고법 행정11부(부장판사 배기열)는 중국 국적의 김모씨가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를 상대로 낸 '강제퇴거 명령 등 무효 확인' 항소심에서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을 제청했다고 17일 밝혔다.

김씨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해 2014년 11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총 77억6916여만원을 중국으로 송금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기소됐다. 그는 2015년 10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석방됐다.

이에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는 선고 당일 김씨를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긴급보호하고 강제퇴거 명령을 했다.

동시에 출입국관리법 63조에 따라 김씨에 대한 보호를 명령했다.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은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사람을 즉시 대한민국 밖으로 송환할 수 없으면 송환할 때까지 그를 보호시설에서 보호할 수 있다.

김씨는 이 보호명령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 법조항이 위헌으로 무효가 된다면 출입국관리소의 보호명령 처분은 근거가 없어 이번 사건의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며 위헌심판을 제청한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출입국관리법 63조가 헌법에서 정한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헌법 제12조 제1항은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않으면 처벌·보안처분·강제노역을 받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재판부는 "출입국관리법상 외국인 보호는 그의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출입국관리 공무원이 아닌 객관적·중립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인신구속의 타당성을 심사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출입국관리법상 보호제도는 제3의 독립된 기관이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상 인신구속이 이뤄지면 고지·청문의 기회가 보장돼야 하는데 이런 절차가 특별히 규정되지 않았다"며 "보호의 개시나 연장단계에서 중립적인 기관에 의한 통제절차가 없고, 행정상 인신구속을 할 때도 청문의 기회가 없어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헌법에서 정한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보호기간의 상한이 없고 인신구속이 필요한지 여부를 관할 행정청의 재량 판단에 전적으로 맡기고 있어 위헌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법조항은 보호기간의 상한을 설정하지 않아 피보호자로 하여금 자신이 언제 풀려날지 예측할 수 없게 해 심각한 정신적 압박감을 가져온다"며 "행정상 편의라는 공익에 비해 외국인의 신체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 발생해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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