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만찬' 이영렬 前서울중앙지검장, 다음달 14일 구형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사진=뉴스1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59·사법연수원 18기)의 재판이 다음달 마무리 절차에 들어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의연)는 17일 이 전 지검장의 재판에서 "다음달 14일 오전 10시20분 결심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결심공판은 검찰이 구형의견을 밝히고 피고인과 변호인이 각각 최후진술과 최후변론을 하는 자리다. 보통 결심공판이 열리고 1~2주 후 선고가 나온다. 이 전 지검장 측은 결심공판 전까지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문제점을 지적한 토론회 자료와 언론기사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 전 지검장의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문모 계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문 계장은 문제의 저녁 자리를 공식행사로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정유라씨의 귀국 문제와 독일 재산 환수 문제 등으로 차장검사와 부장검사들이 수시로 지검장과 회의를 가졌고 회의가 길어지면 저녁을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며 "만찬 당일도 그러한 상황의 연장선으로 인식해 공식적인 행사로 알았다"고 말했다.


문 계장의 진술은 이 전 지검장 측의 주장과 부합한다. 이 전 지검장 측은 돈 봉투 만찬 사건이 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왔다. 법무부 검찰국 직원, 특별수사본부 간부 등과 함께한 식사 자리는 격려 또는 포상을 위한 공식적 자리인 만큼 청탁금지법이 정한 예외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이날 이 전 지검장은 피고인 신분으로 처음 법정에 출석했다. 그는 앞선 3회의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공판준비기일엔 출석 의무가 없지만 공판 절차엔 출석해야 한다.

이 전 지검장은 지난 4월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에서 법무부 검찰국 과장 2명에게 현금 1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고 1인당 9만5000원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이 식사 자리엔 이 전 지검장 등 검찰 특별수사본부 검사 7명과 안태근 전 검찰국장(51·연수원 20기) 등 법무부 검찰국 검사 3명이 있었다. 안 전 국장은 특수본 검사 6명에게 각각 70만~100만원이 담긴 봉투를 건넸다. 식사값은 이 전 지검장이 계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