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 "기상청, 기상천외한 답변만"…여야 한목소리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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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홍영표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7.9.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기상청은 기상천외한 답변을 많이 하네요. 한심하기 짝이 없어요."

17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기상청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포문은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열었다. 서 의원 질의를 통해 "기상청이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시행 중인 '퇴직자문관 제도'가 기상예보 정확도로 이어지기는커녕, 기상청 퇴직자의 회전문 인사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상청은 지난해 8월 '기상예보 정확도 향상 대책'을 발표하며 단기대책으로 '치밀한 분석 강화'를 위해 '예보경력 20년 이상의 유능한 자문관 영입 확대'를 제시했지만 자문관 대부분이 경력 기준선에 미치지 못했다고 서 의원은 지적했다.

서 의원에 따르면 퇴직자문관들은 기상청에서 자신의 경험을 활용하는 것이 아닌 지방으로 파견을 나가 상주하며 방재업무를 수행하는 등 당초 제도도입의 취지였던 '기상예보 정확도 향상 대책'과는 거리가 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서 의원은 기상청이 지난 9월 업무보고 당시 퇴직자문관 제도에 대한 자료를 넣었지만 이날 업무보고에는 관련 내용을 뺐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이 "(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자문관도 있다"며 "(관련 문제를) 명확히 하고 보고드리고자 이번에 관련 내용을 뺐다"고 답했다.

답변을 들은 홍영표 위원장은 "예보능력을 강화한다고 하고서 선배들 자리나 만들어 줬다"며 "제대로 기상예보나 잘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홍 위원장은 이어 "기상청은 '혈세로 어떻게 장비를 구입할까' '조직을 어떻게 늘릴까' 고민하는게 다인 것 같다"며 "사과와 반성이 없으니 갈수록 조직이 엉망이다. 도덕적 해이가 이런 기관은 처음 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진 대응미흡·예보 정확성 등 문제점을 지적하며 "학점으로 매기면 F학점으로 낙제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강 의원은 "재수강 해야겠죠"라고 반문하며 남재철 기상청장의 의견을 구했다. 이에 남 청장은 "기상청에 대한 국민들의 엄중한 경고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발생한 인공지진 발표 혼선과 뒤늦은 함몰지진 발표 문제를 집중 추궁하며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두 기관장은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남 청장과 신중호 원장은 "대단히 죄송한다. 사과드린다"는 말과 함께 머리를 숙였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5년 전후 기상대를 준공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예산낭비 문제를 지적하며 "이런 것이 부처 이기주의고 칸막이"라며 "여러분 너무 편하게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다"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