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면세점 설명회 코앞인데‥복잡한 면세업계 속내

제주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운영자 선정 설명회를 앞두고 면세점 업계 관계자들의 머릿속이 복잡하다.


한국공항공사가 그동안 문제가 된 면세점 임대료 심사 기준을 고정 임대료에서 변동 임대료(매출 연동) 방식으로 바꾸면서 임대료 부담은 줄었지만, 제주도 출국장 면세점의 주요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이 오지 않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18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신세계면세점, 신라면세점 등 주요 면세점 업체들은 20일 제주도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진행되는 운영자 선정 현장설명회에 참석한다.

면세점 업체들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구체적인 입찰 요건이나 평가 항목 등을 확인하기 위해 설명회에 참석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공항 면세점 임대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번 입찰 공고를 면밀하게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

한국공항공사가 공개한 입찰 공고에 따르면 그동안 면세점 업계의 불만이던 임대료 심사 기준이 전면 수정됐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번 임대료 심사 기준을 매출액에 연동한 변동 임대료 방식으로 결정했다. 공사가 정한 수용가능 최소 영업요율인 20.4% 이상을 기준으로 영업요율을 높게 써낸 업체를 운영자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고정 임대료 방식으로 진행하던 2014년과는 다르다.


2014년 제주공항 면세점 운영자 선정 당시 한국공항공사는 임대료 심사 기준을 고정 임대료로 정했다. 입찰 당시 업체들이 제시한 연간 임대료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곳이 운영자로 낙찰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문제는 면세점 시장이 좋지 않아 매출이 떨어진 경우 고스란히 고정 임대료로 지불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임대료가 매출을 역전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2014년부터 제주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던 한화갤러리아가 최근 특허를 반납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가 운영하는 제주공항 면세점이 매달 내는 임대료가 21억원인데 최근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지난 4월 이후 매출이 17억~18억원 수준으로 줄어 임대료가 매출을 역전했다. 한국공항공사가 임대료 심사 기준을 변경한 건 이 같은 현실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입찰 요건은 개선됐지만, 면세점 업체들이 쉽사리 제주공항 면세점 운영자 입찰에 뛰어들긴 어려워 보인다. 일단 주요 고객층인 중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입국한 중국인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7.4% 감소한 302만2590명에 그쳤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보복 조치에 따른 결과다.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로 같은 기간 제주공항에 입국한 외국인 수는 40만2892명으로 지난해보다 57.8% 줄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제주공항 면세점의 경우 매출의 70% 상당을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다"며 "중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공항공사의 임대료 징수 방식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제주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업체가 제시한 영업요율을 적용한 매출 연동 임대료와 함께 업무시설을 이용한 대가로 기본 임대료도 징수할 계획이다. 기본 임대료는 공사가 제주공항 주변 업무시설 단가를 고려해 책정한다.

그러나 아직 주변 업무시설 단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공사 측은 기본 임대료를 2년마다 다시 평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입찰에 뛰어드는 업체 입장으로서는 임대료와 관련해 불확실한 요소를 감안해야 하는 부담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