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韓 신용등급 유지… "北 리스크 영향 미미"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가 한국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유지했다. 무디스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유독 주목해왔던 신용평가사다. 북한 관련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과 전망을 유지했다.

무디스는 18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Aa2는 3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무디스는 2015년 12월 이후 한국의 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하고 있다.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동일하다.

무디스는 "북한 관련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고, 군사적 충돌시 한국 신용등급에 큰 영향에 줄 것"이라면서도 "현재까지는 경제·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이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설비투자 증가세가 견조하고 정보기술(IT) 산업 활황 등으로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 선출 후 소비심리가 상당히 회복됐고 하반기 중 확장적 재정으로 소비증가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전반적으로 한국의 강한 경제 회복력과 재정건전성, 투명한 정부 제도 등을 바탕으로 현행등급을 유지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향후 5년간 2~3%대 견조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도 내세웠다.

등급 상승요인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구조개혁의 신속한 이행 및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구축 △가계부채 감소를 제시했다. 이들 요인을 충족하면 앞으로 신용등급을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등급 하락요인으로는 △군사적 충돌 또는 북한 정권 붕괴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구조개혁 퇴행으로 인한 장기성장세 약화 △공기업 부채 또는 여타 우발채무 관련 정부재정 악화를 지목했다.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유지키로 결정하면서 외환당국의 걱정도 덜게 됐다. 무디스는 지난 8월29일부터 사흘 동안 방한해 기획재정부 등과 연례협의에 나섰다. 신용등급과 전망은 연례협의 결과가 반영된 것이다.

정부는 무디스가 유독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주목해왔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미국 뉴욕 무디스 본사를 방문한 데 이어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무디스 글로벌 총괄과 면담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국 경제의 경제적·제도적 강점과 양호한 재정건전성, 대외부문의 안정성 등 경제 펀더멘털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