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노사갈등 지속.."노조, 임원퇴진 등 무리한 요구해"

지난 17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참이슬이 진열되어 있다./사진=뉴스1

하이트진로 (20,650원 ▼350 -1.67%) 노사의 올해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가 책임임원의 퇴진을 교섭 선결조건으로 내걸고 있고, 사측은 인사권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지난 17일까지 20차례 진행된 임단협 협상에서 노사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1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노사는 지난 16일 20차 교섭을 시작해 17일까지 협상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교섭 중 지속된 노조파업으로 주류 생산량이 4분의 1로 줄어 주요 거래처에는 제품공급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회사 대외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측은 "노조는 표면적으로 임금인상,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임단협 참여 선결조건으로 회사의 본질적인 인사권에 해당하는 '책임인원 퇴진'이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이번 교섭에서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전향적인 안을 내놓았지만 노조가 무리한 요구로 이를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우선 임금동결 고수 입장에서 물러나 기본급 인상 검토 의사를 밝혔다. 사측은 이미 연초에 호봉 및 통상임금분 3.5%를 선반영해 임금이 인상된 것이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겠다고 했다.

사측은 또 고용보장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노조는 사측이 추진하는 맥주공장 매각 등과 관련해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전 직원의 고용을 보장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맥주공장 매각 추진과 관련해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고용안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의 안을 제시했다.

사측은 특히 노조의 지속적인 요구에 김인규 대표이사가 지난 11일 17차 교섭에 이어 5일만에 교섭에 다시 참여하는 등 성의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임단협 교섭의 사측 대표를 생산노무총괄 사장이 맡는 관례에도 불구, 노조의 이례적 요구를 받아 교착 상태인 노사관계를 해결하고자 협상 테이블에 등장했다.

그러나 노조는 7.0% 임금 인상을 지속 요구하며, 사측의 임금인상 선반영 설명과 고용보장안 등이 형식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대신 오는 20일까지 전면파업을 이어가는 등 지난달 말 3일간의 전면파업을 포함해 이달 들어서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사측에 따르면 현재 회사 내에선 지속되는 파업과 관련해 명분과 목적에 의문을 갖는 직원들이 늘어나며 관리 영업직군의 복귀율이 높아지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임단협 협상쟁점과 회사의 고유권한인 '인사권' 문제는 별개사항"이라며 " 회사는 노조가 임단협 교섭테이블에 조속히 복귀해 실질적인 협상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