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히는 대외 불확실성… 김동연 '경제외교' 통했다

'10월 위기설'로까지 번졌던 대외부문 불확실성이 하나씩 걷히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한국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유지했고, 한동안 빠져나갔던 외국인 투자자금도 유입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환율보고서와 한중 통화스와프 등 변수는 선방을 이어갔다.


무디스(Moody's)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한다고 18일 밝혔다.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을 제시했다. 지난 7월 무디스의 신용평가보고서 결과와 동일하다. 무디스는 2015년 12월 이후 한국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IMF/WB 연차총회에 참석해 알라스테어 윌슨 무디스 신용평가사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과 면담을 앞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기획재정부 제공) 2017.10.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북한의 도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미지수였다. 신용등급이나 전망을 하향조정할 경우 한국경제의 타격은 불가피했다.

피치(Fitch)가 지난 12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다고 발표했지만 긴장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무디스의 특성 탓이다. 무디스는 유독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주목해온 신용평가사였다.


이에 따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IMF(국제통화기금) 연차총회 기간인 지난 13~14일 미국 워싱턴에서 무디스, 피치, 스탠다드앤푸어스(S&P) 등 3대 국제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 관계자들을 직접 만났다.

무디스는 정부 바람대로 한국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유지했다. "북한 관련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경제·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이 미미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앞으로 5년간 2~3%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10월 위기설'의 또 다른 축이었던 환율보고서는 선방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환율보고서를 발표하고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 미국은 매년 4월, 10월 환율보고서를 발표하는데, 한국은 계속 관찰대상국을 유지하고 있다.

2015년 제정된 미국의 교역촉진법은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흑자 비율, 시장개입 여부 등 3개 요건에 맞춰 심층분석대상국(환율조작국)을 지정한다. 2개 요건에만 들어가면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후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우려는 줄곧 나왔다. 김 부총리는 지난 15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을 만나 "환율을 조작하고 있지 않다"는 내용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김 부총리의 '워싱턴 경제외교'는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김 부총리는 워싱턴 일정 중 한중 통화스와프의 연장 소식도 알렸다.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은 한중 관계 회복의 주춧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대외 불확실성이 조금씩 해소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시각도 바뀌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증권 투자자금은 43억달러 규모로 빠져나갔다. 주식시장에선 8억300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추석 연휴 이후 상황이 변했다.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외국인 자금 유출을 우려했는데 추석 연휴 직후 주식시장에서 약 1조6000억원의 외국인 매수세가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