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재계 넘버 2위 '뉴SK' CEO 평가 돌입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홍봉진 기자

SK그룹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영성과 평가에 사실상 돌입했다. 그룹이 재계 시가총액 2위로 뛰어오른 올해 평가의 주요 지표는 '주가'다.


최태원 SK 그룹 회장은 계열사별 경영 성과를 보고받는 자리인 'CEO 세미나'를 통해 그가 경영 복귀 후 수차례 강조한 '기업 가치'(주가) 제고 현황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SK 그룹은 18일부터 오는 20일까지 경기도 이천 SKMS(SK Management System) 연구소에서 진행되는 CEO 세미나에서 미래전략 고민과 함께 지난 한해의 평가도 진행한다. 이 자리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 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매년 10월 열리는 CEO 세미나에서는 그룹 경영 전략과 비전을 논의하고 공유한다. 계열사별 한 해 경영성과를 평가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보다 범위를 좁히면 CEO들에 대한 평가가 시작되는 신호탄이다.

그룹 관계자는 "한 해의 1분기를 남겨둔 10월을 연말이라 보고 계열사별 어떤 퍼포먼스를 냈는지 점검한다"며 "이를 토대로 미래 전략과 비전을 모색한다"고 말했다.


올해 평가의 주요 지표는 주가다. 그룹은 올해부터 CEO 평가에 회사 주가를 반영하는 핵심 성과지표(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를 도입했다. 지난해부터 계열사 주가와 경영지표를 강조한 최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기업가치 제고는 사업 혁신, 조직 문화 개선과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이 최 회장의 시각이다.

계열사 CEO들은 빈틈없이 세미나를 준비했다. 일부 CEO는 주제 발표 예행연습까지 했을 정도다. 계열사 CEO들은 캐주얼 복장으로 프레젠테이션에 나서게 된다. 그룹 관계자는 "CEO 경영성과 과제 발표는 18~19일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상장사 시총이 재계 2위로 올라선 올해 CEO 세미나 분위기는 어느 때 보다 열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주력 계열사들의 올해 연초 대비 주가 상승폭은 대형주 지수인 코스피200(26% 상승)을 웃돈다. 76.6% 뛴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대표이사 박성욱 부회장)의 상승폭이 돋보였다. SK이노베이션 (103,800원 ▼2,400 -2.26%)(대표이사 김준 사장)과 SK (155,500원 ▼1,300 -0.83%)㈜(대표이사 장동현 사장)는 각각 38.7%, 31.5%씩 올랐다. 업종별 경영환경 개선에 딥체인지(Deep Change·근원적 변화) 전략을 통한 사업 혁신이 더해진 결과가 주가로 반영됐다.

올해 CEO 세미나에서 그룹 주요 과제인 '사회적 가치 창출'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수 있는 배경도 이 같은 기업가치 제고라는 것이 재계 중론이다.

최 회장은 올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기업으로서의 책임과 사회 문제 해결을 집중적으로 언급헸다. 지난 3월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 정관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내용을 일제히 추가하기도 했다.

이번 CEO 포럼에서는 이와 관련, 계열사별로 실천 가능한 공유 인프라의 구체적 사례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최 회장이 제시한 공유 인프라는 그룹이 보유한 자산을 협력업체와 사회적기업 등과 나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개념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재무 지표를 통한 성과 평가에 더해 사회적 기여도에 따른 새 평가 지표가 제시될 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