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 'One신한'으로 글로벌IB 정조준

'원 신한'(One-Shinhan). 신한금융투자의 IB(투자은행) 사업은 이 한마디로 요약 할 수 있다. 신한은행 등 계열사와 한 개의 조직처럼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국내외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한금융투자가 7월 조직개편을 통해 GIB(Group & Global Investment Banking Group) 사업부문을 신설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CIB(상은투자은행)를 통해 은행과 증권의 협력을 강조한 신한금융투자가 한발 더 나아간 GIB그룹을 출범하면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GIB는 은행, 증권뿐 아니라 지주, 생명, 캐피탈의 투자 역량을 한 곳에 집중한 특수 조직이다.

2017년은 상반기 기준.

특히 GIB사업부문장을 맡은 이동환 부사장이 신한은행에서 신한금융투자로 본 소속을 옮긴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GIB에는 신한금융투자뿐 아니라 신한금융지주, 신한은행, 신한생명, 신한캐피탈 등 각 계열사에서 투자 담당 인력이 모인다. 이 자리의 수장이 신한금융투자 소속이라는 건 신한금융그룹 전체의 IB 전략과 기획을 신한금융투자가 주도하겠다는 의미라는 해석이다.

증권업계에서 비교적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신한금융투자가 지주 등의 지원을 등에 업고 본격적으로 IB 사업 확대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신한금융투자는 GIB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각 계열사가 공동 투자하는 사업 구조를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실제로 GIB 출범 이후 각 계열사의 투자 담당 인력이 협업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그동안 공격적 투자 집행이나 리스크테이킹(Risk taking, 위험감수)에 소극적이던 은행, 생명의 IB 문화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신한은행, 신한카드 등 각 계열사가 법인 설립 등을 통해 이미 진출한 해외시장에서 그동안 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양한 거래를 발굴하는 등 글로벌 IB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우선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이 선점한 대기업 대상 거래나 금융서비스보다 국내 중견·중소기업, 해외기업에 집중하고 있다.

2012년 도입한 CIB를 통해 전국 곳곳에 중견·중소기업 대상 IB 플랫폼 '창조금융플라자'를 신설하고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밀착 영업을 시도했다. 이를 통해 2014년 1055억원인 중견·중소기업 메자닌 발행실적이 2016년 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중견·중소기업의 유상증자 주관 실적 역시 2014년 1080억원에서 지난해 4800억원으로 늘었다.

신한금융투자는 또 2008년부터 해외 기업 IPO(기업공개)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현재까지 유지 및 확대해오면서 국내 증권사 중 해외 기업 IPO 주관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유일한 중국기업인 컬러레이 역시 신한금융투자가 주관을 맡았다.

신한금융투자는 IB 사업에서 추가적인 자기자본 확충보다 자본의 효율적 활용에 방점을 찍고 있다. 최근 증권업계 화두 중 하나인 자본금 4조원 이상 초대형IB에선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다른 증권사와 달리 GIB를 통해 신한은행, 신한생명, 신한캐피탈 등이 IB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만큼 독자적인 자금 확충에 대한 필요성이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제도적으로 자금운용의 폭을 넓혀주는 초대형IB 실체에 대한 불확실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 GIB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 IB는 무조건 고수익을 추구하는 것에서 벗어나 정확한 리스크 관리 및 분석을 통해 수익이 높은 분야에 투자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GIB 출범을 통해 계열사 간 IB 협업 체제를 보다 정교하게 업그레이드하고, 경쟁사와 차별화된 IB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신한의 IB 조직에 앞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