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율 높이고 공모규모 축소…확 바뀐 공모시장

추석 연휴 이후 공모시장 분위기가 차분해지면서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 참여가 저조한 편이다. 공모규모가 100억원 안팎인 수급주의 수요예측에도 100 대 1 미만 경쟁률이 나오는 상황에서 하반기 공모시장 '대어'로 꼽히는 티슈진이 흥행을 거둘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오는 20일 상장을 앞둔 자동차 부품업체 세원은 지난달 26~27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90.6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요예측 신청물량의 43.97%가 공모희망가 범위인 5200원~6200원 사이에 몰렸으며 공모희망가 상단인 6200원에 29.91%, 6200원 초과에는 21.42%가 신청됐다.


세원은 공모가를 570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최종 PER배수 12.2배를 적용해 할인율 36%를 적용한 것이다. 지난 12~13일 진행한 세원의 일반 대상 공모청약에는 증거금 4015억원이 몰리며 경쟁률 640.36 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신주발행이 66만주(구주매출 44만주)로 공모규모가 62억7000만원에 불과한 수급주이기 때문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전장부품 제조업체인 영화테크 역시 지난 11~12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기관 경쟁률은 61.83 대 1에 그쳤다. 총 참여건수 203건 중에서 의무보유 확약 물량은 한 주도 없었다. 특히 전체 참여건수 203건 중 49.2%인 100건이 주관사와 거래실적이 없는 해외기관투자자였다.

영화테크는 PER 18.01배를 책정한 뒤 할인율 29.7%를 적용했다. 동일업종인 세원에 비해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한 셈이다. 영화테크는 기관투자자 참여가 저조하자 당초 88만주를 공모하려던 계획을 70만4000주로 변경하고 공모가를 공모희망가 하단인 1만2500원으로 확정했다.


이같은 공모시장 상황은 내달 6일 상장 예정인 티슈진 흥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티슈진은 공모희망가인 1만6000~2만7000원 기준 공모금액이 1200억~2025억원에 이른다. 티슈진 상장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골관절염 치료제인 인보사의 미국 출시 예상시점인 2023년 미래 추정순이익을 바탕으로 주당 평가가액을 3만4040원으로 산정한 뒤 할인율 20.7~53%를 적용했다.

티슈진은 18일 수요예측 접수를 마감한 뒤 공모가를 확정할 계획이다. 티슈진은 인보사를 연구개발하기 위해 미국에 설립된 업체로 증권예탁증권(DR)이 상장되며 보통주 원주 1주에 5DR이 발행된다.

증권업계는 티슈진이 밸류에이션 산정에 2023년 미래 추정순이익을 활용한 점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이다. 이 때문에 현재 공모시장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수요예측보다는 일반 공모 청약 쪽 흥행 가능성이 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티슈진의 밸류이에션은 매출·이익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책정된 것으로 불확실성이 크다"며 "플랫폼 테크놀로지가 골관절염 말고 다른 쪽으로 확정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확장이 가능하지 않다면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은 인보사가 무조건 성공을 해야만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