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답변 시한 D-1..스페인 총리 '마지막 경고'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사진=블룸버그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에게 요구한 '독립선언 여부' 답변 시한 하루를 남기고 "더이상 문제를 만들지 말라"며 마지막 경고를 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현지시간 1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한국시간 19일 오후 5시)까지 카탈루냐 독립선언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카탈루냐 자치권을 무력화하는 스페인 헌법 155조가 발동될 수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라호이 총리는 18일 의회 연설에서 푸지데몬 수반을 향해 "상황을 잠재워 달라"며 "모든 스페인인과 카탈루냐인들의 이익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행동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라호이 총리는 카탈루냐 지역 의원들에게도 "더이상의 문제를 만들지 말라"며 "어쩔 수 없이 정부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 결정은 이뤄지지 않는다면 더 좋을 결정"이라고 경고했다.

라호이 총리는 지난 11일 긴급 각료회의를 주재한 뒤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독립을 선언한 것인지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라호이 총리는 답변 시한을 16일로 못 박았다. 시한 후 숙고할 수 있는 사흘을 더 주게끔 돼 있어 실질적인 시한은 19일이다.


라호이 총리의 이 같은 '최후통첩'은 스페인 정부가 헌법 155조를 발동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해석됐다. 스페인 헌법 155조는 지방정부에 대해 중앙정부가 자치권 박탈을 포함한 '필요한 모든 수단을 쓸 수 있다'고 규정했는데, 이 조항을 발동하기 전 중앙정부가 각료회의를 거쳐 자치정부에 최후경고를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푸지데몬 수반은 아직 독립선언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대신 "독립선언을 유예하고 2개월간 대화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스페인 중앙정부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착상태 속에서 양측의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이번주 초 스페인 법원은 카탈루냐 분리 독립운동을 주도한 단체 '옴니움 쿨투랄'과 '카탈루냐국회(ANC)' 대표 2명을 폭동 선동 협의로 구속했다. 17일엔 스페인 헌법재판소가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가 스페인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페인이 미지의 정치적 영역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다"며 "카탈루냐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가 스페인을 (프랑코 독재정권 후) 민주주의로 돌아온 후 수십년 내 최악의 정치적 위기로 밀어 넣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헌법 155조 발동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주민투표 실시를 선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라울 로메바 카탈루냐 자치정부 외무장관이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이 방안(선거)은 선택지가 아니"라고 밝힌 만큼 재투표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한편 지난 1일 치러진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는 카탈루냐 주민 530만 명 중 43%인 230만 명이 참여해 90%가 독립에 찬성표를 던졌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스페인 경찰의 선거 저지로 77만명의 투표가 무효화 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