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다우, 사상 첫 2만3000 돌파… 해외투자자·국부펀드도 '바이 아메리카'

미국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21년 역사상 처음으로 2만3000을 돌파했다.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긴장고조, 허리케인 피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통화정책 등에도 불구하고 다우지수는 올 들어 51차례나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미국 경제의 견고한 성장세와 세제개혁 등 친성장정책 기대감, 기업실적 호조가 다우지수의 거침없는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우지수는 18일(현지시간) 전일대비 160.16포인트(0.7%) 오르며 사상 최고가인 2만3157.60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중 2만3000선을 터치한지 하루 만에 종가기준으로 사상 처음 2만3000 고지에 올라섰다.

다우지수는 이로써 지난 8월 2일 종가기준으로 2만2000을 돌파한지 54거래일 만에 1000포인트 상승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 3월 1일 2만1000(24거래일), 1월 25일 2만(42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제프 카본 코너스톤파이낸셜 파트너 매니징파트너는 "모든 경제지표가 상승여력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세제개혁이 이뤄진다면 연말까지 2만4000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우, 세제개혁과 기업실적 타고 거침없는 질주

애플, 보잉, 마이크로소프트, 골드만삭스 등 30개 우량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올 들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우지수는 이번 2만3000 돌파로 올 들어서만 무려 4번째 1000포인트 상승을 기록했다. 그동안 한 해에 두 차례 이상의 1000포인트 상승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며 유례없는 상승속도다.

다우지수의 이 같은 상승세는 우선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세제개혁 등 친성장정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다우지수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25%나 상승했다. 특히 대형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의 특성도 정부재정정책 수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또한 미 기업들의 실적 회복도 다우지수의 상승세와 맞물려 있다. 미국 기업실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진을 벗어나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등 주요 선진 경제의 견고한 회복세가 기업실적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비록 보험 등 일부 업체가 허리케인의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전망치를 떨어졌지만, 미 대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올 3분기에도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자사주매입도 증시 상승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S&P다우존스지수에 따르면 S&P500기업들은 지난 2분기에 1200억 달러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자료가 나오지 않았지만 3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자사주 매입이 있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투자자·국부펀드도, ‘바이 아메리카’

올 들어 해외투자자들의 미국 증시 투자도 급증했다. 도이치방크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은 올 들어 8월까지 약 400억 달러 어치의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해외투자자들은 35억 달러의 미국 주식을 순매도 했다.

토르스텐 슬록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대감은 (미 기업의) 외국인 배당이 늘어나는 이면에 있는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은 여전히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은 2015년 말부터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국부펀드들도 미국 주식에 뛰어들고 있다. 국부펀드연구소(SWFI)에 따르면 국부펀드들은 올 들어 8월말까지 51억 달러를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했다. 이는 국부펀드들이 외부 펀드에 맡긴 돈은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주식펀드 순유출...우려신호도 감지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만큼 다우지수의 유례없는 상승세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투자자들이 주식펀드에서 돈을 빼는 등 실제적인 우려의 신호도 감지된다.

시장조사업체인 EPFR글로벌에 따르면 3분기에만 미 뮤추얼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에서 약 360억 달러가 순유출됐다. 대다수 투자자들이 다우지수 등 미 증시의 지속적인 상승하면서 미국 주식이 고평가됐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P500지수는 지난해 11월 4일 이후 하루 3% 이상의 조정을 겪지 않았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최장기간이다. 이는 상당한 매도가 발생할 시간이 한 참 지났음을 의미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북한 핵문제, 이란 핵협상 등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는 불안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