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빠져 나간 카타르…'22조' 투입해 은행 살린다

머니투데이

신혜리 기자

알리 샤리프 알 에마디 카타르 재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200억 달러의 자금은 카타르 국내 은행들의 유동성 개선에 쓸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 투자청(QIA)는 카타르 단교 이후 30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자국에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AFP

카타르 국부 펀드를 운용 중인 카타르 투자청(QIA)이 해외에 투자했던 자금 200억달러(약 22조원)를 회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단교 사태로 인해 해외 투자자들이 빠져나간 데 따른 조치로 분석했다.

알리 샤리프 알 에마디 카타르 재무장관은 FT와의 인터뷰에서 “QIA의 자금은 카타르 국내 은행들의 유동성 개선을 위해 쓰일 것”이라면서 “카타르 단교 사태 여파로 약 300억 달러의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바레인 등 아랍 4개국은 지난 6월 테러지원과 이란과의 관계 등을 이유로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했다. 이 영향으로 단교 첫 달 동안 카타르의 수입액은 전년 동기보다 40% 줄어든 59억리알(약 1조 8215억원)을 기록했다.

에마디 재무장관은 “카타르는 아무것도 청산하고 있지 않다”며 “단지 해외 유동성 자금을 국내로 들여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취한 조치는 예방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달 카타르가 단교 이후 약 385억 달러 자산을 자국에 투입했다고 발표했다.

FT에 따르면 QIA는 현재 3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이는 걸프 국가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국부 펀드다.

QIA는 런던에 공동 빌딩과 헤로드 백화점을 소유하고 있으며 영국계 투자은행(IB) 바클레이즈와 폭스바겐 자동차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QIA는 최근 스위스 은행과 크레디트 수지스, 러시아 에너지사인 로스네프트 그리고 쥬얼리 업체인 티파니앤코 지분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카타르가 단교 이후 경제 제재를 받자 유동 자금이 부족해 이런 조치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에마디 재무 장관은 이에 대해 “(카타르 단교 사태) 위기 대응이 아닌 QIA의 투자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충분한 유동 자금을 가지고 있다”면서 “기회가 온다면 우리는 다시 이동할 것이며, 주변 국가들과 문제가 우리 사업과 전략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