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LCC면허 발급, 비공개 간담회…속 끓이는 한화

국토교통부가 신규 LCC(저비용항공사) 항공운송사업면허 발급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LCC시장 포화론과 성장론이 부딪히면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두 번째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한다. 국토부의 고심이 길어지면서 신규 LCC에 투자한 한화그룹도 속을 끓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20일 오후 국토교통부는 신규 LCC 면허 발급을 위한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한다. 비공개 간담회에는 국토부 관계자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6곳 LCC 실무진이 참여할 예정이다. 신규 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신청한 에어로K와 플라이양양도 참석한다.

비공개 간담회는 두 번째로 첫 번째 간담회는 지난 27일 열렸다. 당시 참석자들은 신규 LCC 면허 발급을 놓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특히 외국계 항공(에어아시아) 우회 진출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에어로K에 관심이 집중이 됐다.

에어로K는 450억원의 자본금을 모으고, 에어버스 A320 8대 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LCC 진출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면허가 없는 사업자가 대량의 에어버스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모든 기종이 에어버스인 에어아시아의 도움이 있지 않았냐는 것이다.

에어로K는 ‘외국계 항공사와 전혀 관계가 없다’며 관련설에 대해 선을 긋고 있지만 지난 첫 번째 간담회 때도 이런 의혹들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항공사는 법률상 외국인이 사실상 지배하는 경우 항공면허 발급이 안된다.


또 기존 사업자들은 LCC 시장이 포화 상태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미 6개의 LCC가 경쟁하고 있고, 기존 LCC도 이제야 제대로 된 수익구조를 갖추기 시작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에어서울은 내년에야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에어로K와 플라이양양은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수만 2238만명에 달하고, 전년대비 21% 증가했을 정도로 항공산업이 성장하고 있음을 내세우고 있다. 또 각각 청주공항과 양양공항을 모공항으로 해 지역주민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발급 허용의 주요 논리 중 하나다.

한편 신규 면허 발급이 지연되면서 에어로K 투자자들도 애를 태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그룹은 에어로K의 모기업인 AIK에 총 162억원을 투자해 22.1%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단일 주주로는 에이티넘 파트너스(22.1%)와 함께 최대주주다.

다만 한화는 주당 매입가는 6만5000원으로 에이티넘 파트너스(5만4400원)보다 비싼 가격에 주식을 매입했다. 초기 투자자의 주식 매입가격과는 최대 130배까지 차이가 난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로K의 면허 발급 심사가 이례적으로 두 번이나 연기되고 기존 업체들의 반대가 심해지면서 투자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특히 한화는 최대주주로 그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