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환승 5번에 54시간 비행…청각장애 선수들 '수난'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김봉열 선수단장을 필두로 삼순 데플림픽 대회 국가대표선수단이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해단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번 삼순 데플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사상 최대 규모인 9개 종목 141명의 선수단(선수 79, 임원 46, 수화통역 16)이 출전해 총 52개의 메달(금 18, 은 20, 동 14)을 획득하였으며, 역대 최다 메달 획득 및 3회 연속 종합순위 3위를 기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올해 청각 장애인 올림픽인 데플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역대 최고 성적에도 불구하고 대한장애인체육회(이하 '체육회')와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이하 '연맹')의 부실 관리로 고초를 겪었다.

1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18일부터 30일까지 터키 삼순에서 열린 '2017 삼순 농아인올림픽대회'(이하 '데플림픽')에 출전한 선수 70명에게 1인당 실비 50만원이 미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행사의 횡령으로 항공권을 급히 재구매하면서 왕복 기준 5번의 54시간 비행을 견뎌야 했다.

박 의원은 "올해 52개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3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한 선수들이 이러한 일을 겪은 것은 부실덩어리인 운영 때문"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연맹은 계약을 맺은 여행사가 항공권 비용을 횡령하면서 선수들 출발 6일 전 항공권 70매를 확보하지 못했다. 체육회까지 나서서 항공권을 구했지만 환승 횟수는 2회에서 5회로, 환승 시간은 15시간 10분에서 25시간 20분으로, 총 비행시간은 39시간 15분에서 54시간 35분으로 늘었다. 성수기에 돌입한 탓에 예산도 1억8600여만 원이 추가로 들었다.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1인당 50만 원으로 책정됐던 선수들 실비를 끌어다 썼다.

이명호 체육회장은 "선조치가 가능한 예산을 우선적으로 썼다"며 "문체부와 협의해서 일비는 모두 지급하기로 결론이 났다"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연맹은 앞서 여행사로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1500만 원을 받았고, 계약 이행 보증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아 여행사를 고소하더라도 손해배상을 받기 어렵다"며 체육회에 철저한 감시 감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