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리프트에 10억불 투자…“해외 진출에 속도 낸다“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미국의 차량공유업체 리프트 소속의 차량. 리프트를 상징하는 핑크색 콧수염이 특징이다. /사진=Alfredo Mendez 플리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미국 2위 차량공유업체 리프트에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투자한다. 리프트는 이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 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업계 1위 우버와의 경쟁도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자금 조달은 알파벳의 투자 자회사 캐피털G가 맡는다. 구글은 지난 4월에도 리프트에 6억달러를 투자했다.

리프트는 구글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 1위 우버를 위협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리프트의 시장가치는 100억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두 배 가까이 커졌다.

후발주자인 리프트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차량공유업체의 대명사였던 우버는 각종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원래 구글도 우버의 주요 주주 가운데 하나였지만, 얼마 전 관계가 틀어지면서 소송전까지 벌였다.

구글과 우버의 관계가 악화한 건 우버가 자율주행 트럭 개발사 ‘오토’를 인수하면서부터다. 알파벳 소속인 자율주행차 회사 웨이모가 지난 2월 우버를 ‘기술 절도’ 혐의로 고소했다. 우버의 자율주행차 부문 책임자인 앤서니 레반다우스키가 구글에서 일할 때 기밀자료를 몰래 빼내 오토를 창업한 뒤 곧바로 우버에 인수됐다는 이유였다.

웨이모는 기술 절도 소송의 합의 조건으로 우버의 공개사과와 10억달러의 배상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구글의 리프트 투자에 대해 "소프트뱅크와 대규모 투자 협상을 벌이고 있는 우버에 매우 민감한 시기에 공개됐다"고 전했다.

우버는 사업 내용도 부진하다. 중국에 진출했지만, 지난해 현지 경쟁업체 디디추싱에 사업을 매각했으며, 지난 7월에는 러시아에서도 얀덱스택시에 인수됐다.

영국 런던에서는 퇴출당했으며 미국 뉴욕에서도 영업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현지 택시 운행업자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캐나다 퀘벡에서도 영업이 제한됐다.

우버에 투자했던 어빙 화이어맨 퇴직연금펀드는 최근 "각종 추문과 논란으로 우버의 시장가가 최소 180억달러(약 20조원) 날아갔다"면서 우버와 트래비스캘러닉 전 CEO(최고경영자)를 상대로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리프트는 우버가 흔들리는 틈을 이용해 재빨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로건 그린 리프트 CEO(최고경영자)는 최근 "곧 해외 진출을 시작할 것"이라며 "런던, 토론토, 멕시코시티 등이 첫 진출 지역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