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글로 등 가격인상 불가피… 'KT&G 가세까지' 시장 지각변동

머니투데이

박상빈 기자

한국필립모리스가 출시한 전자담배 '아이코스'와 '히츠'(전용스틱)/사진제공=한국필립모리스

국회가 한국필립모리스 '아이코스'(IQOS), BAT코리아 '글로'(Glo) 등 국내 시판 중인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일반 담배의 90% 수준으로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담배업계는 최근 판매처 확대 등 고객 모으기에 집중했던 전자담배 사업의 성장세가 꺾일까 우려하면서 제품 가격을 얼마나 올릴지 고심중이다. 여기에 KT&G가 조만간 '릴'을 출시, 시장에 가세하면서 업계 내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20일 국회와 담배업계에 따르면 국회 기재위는 이날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중 전체회의를 열고 고체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 세율을 신설하고 궐련형 전자담배 1갑(20개비)당 개소세를 529원으로 매기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는 일반 궐련형 담배 594원의 약 89%로, 부가세 등을 포함할 시 전체 제세부담금은 90% 수준이다. 현재까지 궐련형 전자담배는 한갑당 126원, 일반 담배 대비 21% 수준으로 세금을 냈다.

개정안이 다음달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 오는 12월 중순쯤 세금이 오르게 되면 현재 한갑이 4300원인 아이코스와 글로의 스틱 가격은 인상될 전망이다. 업계는 제품 가격이 5000원 안팎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정확한 가격 인상은 본사와 협의가 필요하지만 스틱 소비자가는 5000원 안팎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세금 인상에 따라 가격 인상을 심각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업체들은 일반 담배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이번 세금 인상이 최근 성장 중인 전자담배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를 대체할 수 있도록 추진해 온 사업목표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조세 공백에 지나치게 초점이 맞춰진 세금 인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KT&G는 다음달 중 전자담배 신제품 릴을 출시할 방침이다. 지난 6월 시장을 개척한 아이코스가 업계를 주도하고, BAT가 시장을 확대하며 대항하는 양자 구도가 3파전으로 변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