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스파이 잡고보니 90% 내부자 "이직·창업 노려"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자료출처=경찰청

경찰이 산업기술유출범죄를 집중 수사한 결과 유출범 90%가 내부 임직원으로 확인됐다. 주로 이직이나 창업을 하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기술유출 피해를 입증하려면 컴퓨터·이직 이력 보관 등 후속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은 올해 4월부터 6개월간 전국 산업기술유출범죄를 기획수사한 결과 총 90건 223명을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전기전자‧정보통신 등 국가핵심기술, 중요 산업기술유출 행위나 기업 대상 영업비밀 침해 행위 등을 수사했다.

대표적 검거 사례로 경기도 한 기업에서 일하면서 자동차엔진 '다이캐스팅 금형 제작 기술'을 빼돌려 연봉과 직급을 높여 경쟁업체로 이직한 연구원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빼돌린 기술로 직접 사업을 하다가 적발된 경우도 있다. 이모씨(56)는 서울의 한 낙하산 생산업체 부사장으로 일하면서 해당 업체가 개발한 신형 보조낙하산 제작기술을 유출해 퇴직했다. 이씨는 사전에 설립해 둔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동일한 제품을 제작하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번 기획수사 수사 결과 93.3%(84건)가 중소기업 피해사건이었다. 경찰은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예산‧인력 등 한계로 기술유출에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정기 예방교육‧보안점검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출범을 보면 기업 내부 직원이 돈벌이용이나 경쟁업체 이직‧동종업체 창업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내부 임직원에 의한 기술유출이 91%(82건)에 달했고 유출 동기는 '이직·창업 목적'이 68%(61건), '단순 금전이득 목적'이 29%(26건)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미래형 자동차, 지능정보, 바이오‧헬스 등 신성장사업 관련 산업기술유출사범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할 것"이라며 적극 신고를 당부했다. 기술유출이 의심되거나 피해를 입었다면 가까운 지방청 산업기술유출수사팀이나 경찰 민원상담전화(182)에 신고하고 상담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