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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악해? 그것도 매력"… 난 '독립서적'을 읽는다

일반인이 쓰고 그린 독립서적 인기, 독립서점도 늘어… "색다름·비주류성, 책 문화 풍성하게"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입력 : 2017.11.0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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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독립출판 서적들. (왼쪽부터 순서대로)월간잉여, 타바코밍아웃, 원래그렇게말이없어요 등. /사진=이재은 기자
각종 독립출판 서적들. (왼쪽부터 순서대로)월간잉여, 타바코밍아웃, 원래그렇게말이없어요 등. /사진=이재은 기자
자기계발서, 유명 인사의 명언 모음집, 부자의 성공법…. 이따금 대형서점을 즐겨찾는 이들 사이에서 볼멘 소리가 터져나온다. 서점에 비치된 책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것이다.

같은 불만을 가진 이들이 늘면서 새로운 책 형태가 등장했다. 평범한 일반인이 글쓰고 그림을 그려 제본한 뒤 서점에 판매하는 '독립출판' 서적이다. 정제되지 않은 느낌을 주는 글, 그림, 디자인, 사진 등이 독특하게 조화를 이뤄 주류 서적과는 다른 색다름을 준다.

독립출판물이 인기를 끌면서 독립서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독립서점'도 크게 늘어났다. 4일 독립서점 관계자에 따르면 독립서점은 서울에만 80여개다. 지난해 60개 정도에서 크게 늘었다.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퇴근길책한잔'. 평일 오후, 주인장이 책을 읽고 있다. /사진=이재은 기자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퇴근길책한잔'. 평일 오후, 주인장이 책을 읽고 있다. /사진=이재은 기자
◇독립출판 매력? "비주류, 색달라서 좋아"

대형 출판사에서 판매하는 책들은 몇번의 감수를 거쳐 대중에 통할만한 내용을 정제된 문장을 통해 다룬다. 이를 '주류문화' 서적이라고 본다면, 독립출판 책은 '서브컬처'(하위문화)를 다룬다.

독립출판 서적을 즐겨찾는 이들이 꼽는 매력은 '색다름' '비주류성' 등이다.

주류출판물이 자기계발서를 통해 열심히 살라고 강조할 때 독립출판물은 '잉여로운 삶'에 대해 고찰한다. 유명 여성학자가 아닌 일반인에 가까운 페미니스트들끼리의 대화를 그대로 적어낸 책이나, 부산에서 담배를 맛있게 필 수 있는 '나만의 장소'를 적어둔 책 등도 있다. 이 같은 비주류성은 독자에게 색다른 감성과 시각을 제공한다.

독립출판물 애독자인 직장인 신모씨(28)는 "문학은 내게 낯설고 접하기 어려운 것이었는데, 독립출판물은 일상의 일들 중 공감가는 내용을 쉽게 풀어낸 게 대부분이라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느 곳에서나 구매할 수 있는 일반 책들에 비해 독립출판물은 마음에 들었을 경우 그곳에서 즉시 사지 않으면, 다음 번에는 살 수 없을 것 같아 바로 구매한다"고 말했다. 독립출판물은 국제표준도서번호(ISBN)를 받지 않아 정식 출간물이 아니므로 도서 검색 시스템에서 검색되지 않고, 대형 서점에서 찾아볼 수도 없으며, 개인이 찍어 판매하므로 대량 공급이 불가능해 한정판 같은 느낌을 준다.

서울시 마포구 창전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이후북스. 진열된 책 각각에 손님이 써 놓은 책 설명이 붙어 있다./사진=이재은 기자
서울시 마포구 창전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이후북스. 진열된 책 각각에 손님이 써 놓은 책 설명이 붙어 있다./사진=이재은 기자
◇"문장이 조악하다고? 그게 독립출판물 매력"

독립출판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다. 주로 책 속 문장 등이 조악하다는 지적이다.

1년 전까지 독립서점을 즐겨 찾다가 이제는 발길을 끊었다는 직장인 한모씨(27)는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아쉽다고 꼽았다. 한씨는 "처음엔 색다름에 이끌려 독립출판 서적을 즐겨 찾았지만 아무래도 개인이 직접 쓰고, 그리고, 편집하고, 감수하다보니 매끄럽지 않은 문장이나 정돈되지 않은 구절 등이 눈에 거슬렸다"고 말했다.

가벼운 내용을 다룬 만큼 오히려 문학이 '일회용'처럼 기능하게 됐다는 주장도 있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직장인 이모씨는 "독특한 외관, 재미있는 소재 때문에 책을 몇 권 사 읽었는데, 깊이감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에서 독립서점 '퇴근길책한잔'을 운영하는 김종현씨(35)는 "그런 비판이 있다는 건 알지만, 그건 마치 홍대 앞에서 버스커를 하는 이들에게 주류 아티스트의 능력을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 버스킹 문화가 있었기에, 버스커버스커 등 색다른 색깔을 가진 가수가 주류 가요계에 등장해 가요계를 풍부하게 만든 것"이라면서 "독립서적 역시 주류 책 문화를 풍성하게 만들고 저변을 넓히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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