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입학금 폐지' 협상 결렬… 대학별 자율 추진할 듯

머니투데이

세종=문영재 기자

사립대 입학금 단계적 폐지·축소를 둘러싼 교육부와 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회장단 간 최종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사립대 입학금 폐지 여부는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사립대 입학금 단계적 폐지·축소를 추진했던 교육부와 사총협 간 협상이 무산됐다. 사립대 입학금 단계적 폐지·축소는 지난달 초 교육부가 주요 사립대 기획처장으로 구성된 '사립대 입학금 제도 개선 협의회'를 구성하면서 시작됐다.

사총협 회장단은 지난 13일 회의에서 신입생 행사비 등 입학 업무에 쓰는 실비(20%)를 뺀 나머지 금액을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교육부와 합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총협이 구성한 입학금 제도개선 소위원회가 입학금 폐지에 따른 손실 보전을 위해 등록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양측의 입장차가 커졌다. 사립대는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교육부에 등록금 인상 허용을 촉구했다.

사립대 입학금 단계적 폐지·축소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앞으로 사립대는 자율적으로 입학금 폐지·축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다음 달 중 입학금 폐지·축소에 나서는 대학을 대상으로 입학금 폐지 계획서를 제출받을 계획이다. 입학금을 단계적으로 폐지·축소하는 대학에 대해선 국가장학금 Ⅱ유형과 일반재정지원 사업인 자율협약형 사업을 통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립대 측이 입학금을 폐지하는 대신 손실분을 보전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교육부는 이를 수용할 수 없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립대들이 입학금 폐지·축소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입학금 폐지' 공약도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국공립대가 입학금 폐지에 동참했지만 국공립대 비중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학생 1인당 평균 입학금도 사립대가 국립대보다 5배 정도 비싸다. 올해 국립대 1인당 평균 입학금은 14만9500원인데 반해 사립대는 77만3500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