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김장 걱정 덜까"…채소값 진정세

올해 폭염에 장마까지 겹치면서 고공행진하던 채소가격이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올해 김장비용은 지난해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상품) 1포기의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20일 3243원으로 1개월 전보다 49% 하락했다. 1년 전보다도 25% 떨어졌다. 지난 여름 무더위에 폭우까지 겹치면서 망가졌던 배추 작황이 회복된 덕분이다.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10월 평균 가격도 4387원으로 낮아졌다.
배춧값은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찾아온 지난 8월에는 월평균 6013원까지 오르며 전월대비 2배 뛴 몸값을 자랑했다. 9월 평균 가격도 6510원대를 유지하면서 자칫 지난해 배추 파동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지난해 역시 폭염과 가뭄 등 기상 악화로 강원도 고랭지 배추 작황이 악화된 것이 배춧값 상승 원인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9월 들어 이른 가을이 찾아오면서 기상 여건이 빠르게 회복됐다. 이에 첫 고랭지 농사는 망쳤지만, 10월 중하순 수확하는 2기 준고랭지 배추 출하량이 약 20% 늘었고 가격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추석 이후 수요가 줄어든 것도 가격 하락세에 영향을 끼쳤다. 11월 이후 전국적으로 출하되는 김장용 가을배추 역시 작황이 좋은데다 재배면적도 늘어 가격이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무 역시 9월 들어 기상이 좋아지면서 가을무 작황이 회복돼 가격이 하락했다. 지난 20일 기준 무(상품) 1개 소매가격은 1759원으로 한 달 전보다 33%, 1년 전보다 48% 내렸다. 열무(상품, 1kg) 가격도 같은 기간 1636원으로 1년 전보다 34% 떨어졌고 미나리(상품, 1kg)도 25% 하락했다. 대파, 마늘, 생강도 4~7% 안팎 내림세를 나타냈다.

다만 재배 기간이 5개월 이상으로 긴 고추의 경우 여름철 잦은 비가 치명타가 돼 수확량이 20% 가량 줄었다. 이에 김장 양념으로 쓰이는 건고추(화건, 600g)는 지난 20일 평균 소매값이 1만6588원으로 전년보다 66% 뛰었다. 다만 건고추는 최근 3~4년간 가격이 워낙 낮아 기저효과가 반영된데다 양념채소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김장비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배춧값이 떨어지면서 10월 김치 수입량도 지난해보다 하락세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김치 수입량은 이달(~10일) 2039톤으로 전년 동기(6765톤)보다 70% 가량 줄었다.

노호영 농촌경제연구원 엽근채소팀 팀장은 "11월부터는 김장철용 가을배추와 무가 나오는데 작황이 현재보다 좋아 가격이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고추와 마늘 등 양념채소 가격이 다소 높지만 전국적으로 수급대책을 운영 중이기 때문에 작년보다 김장비용 부담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