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등 국제원자재↑…생산자물가 2년9개월 만 최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11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이날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6일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보통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502.14원, 경유는 1292.86원으로 계속 오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뉴스1

생산자물가지수(PPI)가 3개월 연속 상승하며 2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02.81(2010년 100기준)로 전달보다 0.5%,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 각각 상승했다. 이는 2014년 12월(103.11) 이후 2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올 7월부터 3개월 연속 올랐고 전년동월대비로도 2016년 11월 이후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기업 간 원재료 등을 대량으로 거래할 때 형성된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지표다. 시차를 두고 관련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9월 생산자물가가 상승한 것은 전체 가중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공산품이 0.8% 오른 영향이 컸다. 8월과 비교해 경유(5.6%), 나프타(9.4%), 휘발유(7.4%) 등 석탄 및 석유제품이 4.4% 올랐다.

슬래브(6.9%), 열연강대 및 강판(3.4%), 스테인레스 냉연강판(2.9%) 등 제1차 금속제품도 전월대비 2.3% 올라 상승세가 컸다.


한은 관계자는 "8월 크게 뛰었던 농림수산품 가격 상승세가 꺾인 반면 미국 허리케인으로 원유가격이 오르는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큰 폭 상승하면서 국내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9월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는 8월과 비교해 0.3% 상승했다. 물오징어(7.9%), 우럭(28.4%) 등이 오르며 수산물 물가는 3.2% 상승한 반면 달걀(-23.9%), 닭고기(-9.5%) 등 축산물 물가는 3.7% 하락했다. 계란 생산자물가는 7월 -10.8%, 8월 -13.9%를 기록하는 등 살충제 검출 파문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 8월 폭염, 폭우로 작황이 좋지 않아 6년 11개월 만에 월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던 농산물 생산자물가는 8월 14.2%에서 9월 0.8%로 오름폭이 크게 꺾였다. 그러나 건고추(86.6%), 배추(23.6%), 토마토(24.9%), 피망(23.6%) 등은 큰 폭의 가격 상승세를 이어갔다.

/자료=한국은행

서비스 생산자물가는 전달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여름 휴가 시즌이 끝나고 비성수기에 접어들면서 호텔(-12.9%), 휴양콘도(-27%) 등 음식점 및 숙박 생산자물가가 0.3% 하락했다. 국제항공여객(-8.2%), 국내항공여객(-10.4%) 등 운수 업종 생산자물가도 0.2% 내렸다.

반면 사업서비스와 금융 및 보험 생산자물가가 전월대비 각각 0.2%, 0.1% 상승하면서 전체 서비스 생산자물가는 8월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전력, 가스 및 수도 생산자물가도 8월대비 보합세를 나타냈다.

특수분류별 생산자물가를 보면 식료품이 전월대비 0.1% 상승, 신선식품은 1.5% 하락했다. 에너지는 1.4% 상승했고 IT는 보합을 나타냈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품목은 전월대비 0.4% 상승을 기록했다.

한편 수입을 포함해 국내에 공급된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97.91로 전월대비 0.8%, 전년동월대비 4.9% 각각 상승했다.

수출을 포함한 총산출 기준으로 상품 및 서비스 가격변동을 측정한 총산출물가지수는 99.21로 전월대비 0.6%, 전년동월대비 5.3% 각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