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土 전기료 할인제 종료' 부담…김경수 "재시행해야"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중소기업 대상 토요일 전기요금 할인제도 시행이 종료되면서 10곳 중 9곳 이상의 중소기업이 전기료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이 커진 뿌리산업의 경영에 도움이 되는만큼 제도 부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하는 정부가 토요 근무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 재시행 결정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기업중앙회에 의뢰해 실시한 뿌리기업·섬유직물제조 중소기업 14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93.9%의 중소기업이 토요일 전기요금 할인제도 종료로 인한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매우부담은 61.9%, 다소부담은 32%로 나타났으며 부담이 안된다는 의견은 없었다.

월 1회 이상 토요일에 설비를 가동하는 업체는 94.6%이며, 전체의 68.7%는 매주 토요일 설비를 가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요일에 설비 가동 이유는 주로 대기업인 거래처의 발주패턴(월요일 납품요구) 때문이라는 의견이 73.4%, 24시간 설비를 유지해야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43.2%(복수응답)으로 조사됐다. 토요일 조업이 중소기업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영업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정부는 2015년 8월1일부터 1년간 중소규모 사업장의 산업용 전기에 대한 토요일 전기요금을 약 50% 수준으로 한시적으로 인하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전기사용량이 많은 열처리, 주조, 용접 등 뿌리산업 중소제조업체의 제조원가가 절감되는 효과를 얻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31일 일몰되자 산업계는 내수경기 침체와 수출 제조업의 장기불황 등을 이유로 제도 부활을 요구해왔다.

김 의원은 "이번 조사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토요일 전기요금 할인제도가 재시행 될 경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국정감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제도의 재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제도의 시행 주체인 한국전력공사의 적극적인 검토와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중기업계를 비롯한 경영계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근로시간 단축' 현안과 토요 전기료 할인제도가 충돌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토요 전기요금 할인제도가 시행되면 근무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 근로자의 토요근무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의 경우, 비용부담을 이유로 외국인노동자를 다수 채용하는 중소기업 경영현실을 고려할 때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뿌리산업을 비롯한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오히려 전기요금은 다시 오르는 상황"이라며 "토요 전기료 할인제를 부활했으면 좋겠지만 근로시간 단축 이슈와 맞물려 정부가 쉽사리 결정내리기 힘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김경수 의원실 관계자는 "발주기업의 납기일 단축 요구 등으로 뿌리산업의 토요근무는 하청기업의 선택사항이 아니다"며 "아직 시행되지 않은 근로시간 단축 이슈때문에 중소기업의 원가절감 노력을 포기해서야 되겠느냐"고 항변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뿌리산업 및 섬유직물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중기중앙회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번달 11일까지 업종별 협동조합을 통해 팩스·전화를 사용해 수집해 나온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