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코스피 2500, 내년에 더 간다

임종철 디자이너.

코스피 시장이 23일 드디어 '코스피 2500'을 맛봤다. 연초 2000대 초반에서 개장한 코스피 시장이 10개월 만에 2500이라는 상징적인 지수 문턱에 들어선 셈이다.


북한 리스크,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호조와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의 호황에 힘입어 연내 2600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역으로 IT(정보기술)의 쏠림현상이 상승 모멘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개장초 2500.33을 터치하며 장중 사상 처음으로 2500선을 돌파했다.

올해 코스피 순익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지난 2월21일 2100선을 돌파한 뒤 4월26일 2200, 5월16일 2300을 차례로 통과해 6월 2400을 밟는 등 빠른 속도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7월말 북한 리스크가 고조되고 기업들의 실적 하향 우려가 제기되면서 2300대로 밀리기도 했으나 추석 연휴 이후 글로벌 경기호조 재확인으로 2400대를 회복한 이후 이날 2500선을 터치했다.


◇글로벌 경기개선 '내년에도 간다'=코스피 지수를 밀어 올린 세력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연초부터 지난 20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총 7조81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특히 이달에만 1조80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 흐름을 강화했다. 지난 8월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로 돌아선 이후 두달 연속 초 3조4600억원을 팔아치웠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북한 6차 핵실험 등을 계기로 북한 리스크가 정점을 지난데다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의 회복 사이클 진입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것이 외국인의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 연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오히려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되면서 외국인 러브콜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신흥국 선호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미국 등 선진국 경기호조에 힘입어 신흥국 경기개선이 지속되고 있고 달러 약세 기조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어서 외국인의 매수 흐름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호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만큼 4분기와 내년 상반기 코스피 전망도 긍정적이다. 실제로 IMF(국제통화기금)는 지난 10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17년, 2018년 전세계 경제 성장률을 7월 전망 대비 각각 0.1%포인트 상향조정하면서 한국의 전망치를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올렸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기업이익 증가에 비하면 오히려 주가는 못 오른 상태”라며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사이클에서 IT가 주도주로서 자리잡는 상황이 전개 되고 있어 내년에도 계속 신고가 경신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IT 주도 장세 지속에 이견이 없는 상태다. 이와 함께 석유화학 철강 기계 등 경기민감주를 포함해 화장품 자동차 등 낙폭 과대주에 대한 관심도 키워가야 할 때라는 설명이다.

◇IT·외국인 쏠림현상 부담=증권사들이 연내 코스피 전망치를 2550~2600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코스피 IT주 중심의 쏠림현상과 외국인 중심의 수급은 시장 불안요인으로 거론된다. 올해 코스피 전체 종목 중 58%가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의 하락종목수 비중은 70%에 이른다. IT주 중심의 온기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서동필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매수세에도 지수가 이익 증가를 따라가지 못해 밸류에이션이 오히려 낮아지고 있어 시장 안정성이 양호하다”면서도 “코스피가 연초 대비 올해 22%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락 종목 수가 상승 종목수보다 많은 상황인데 이 같은 IT주 중심의 쏠림현상은 시장 경계심리를 자극해 국내 증시의 활기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사드 피해가 아직 복귀되지 못하고 있고 미국의 금리인상에 이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도 불안 요인 중 하나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코스피는 차치하더라도 미국 시장이 9년 연속 상승했는데 9년 동안 주가가 오르는 건 굉장히 드문 경우”라며 “금리 변화에 대한 시장 대응력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되면 시장의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도 부담이 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