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초대형 IB, 은행 영역 침범 아냐"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초대형 IB(투자은행) 제도 출범이 지연되는 것은 숙의민주주의가 성숙되는 과정 으로 생각한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23일 여의도 본사에서 '증권회사의 국내외 균형발전 방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시간을 초대형IB 출범 지연 문제에 할애했다.

그는 "초대형IB 시행과 관련, 증권사가 은행의 영역을 침범한다, 혹은 초대형IB를 통해 증권사의 기업금융 규모가 커지면 시스템적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로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5곳의 초대형IB가 기업금융에 활용할 자금 규모는 많아야 5-6조원 수준"이라며 "5대 은행의 관련 자금이 600조원 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에 허용되는 발행어음 업무와 관련, 은행의 기업금융 영역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 증권사보다 신용도가 높은 회사가 증권사에 돈을 빌리겠냐"면서 "초대형IB 거래기업은 담보가 없거나 신용등급이 낮아서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대형IB 인가가 금융투자업계에 가장 시급한 과제이며, 필요성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과정이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자는 차원에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것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은행 대비 높은 증권사의 자기자본규제(레버리지 비율)와 관련해서도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증권사의 레버리지 비율 규제는 11배 이하로 32배 수준의 은행보다 훨씬 낮다"며 "이를 위해선 증권사의 리스크관리 능력이 은행보다 못하다고 주장해야 하는데 순수 신용 대출 등 많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성장해 온 증권사의 리스크관리 능력은 은행에 못지않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올해 말 종료되는 임기 이후의 과제 지속성 여부와 관련해서 그는 "1~2년 안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5년 안에 대부분이 해결된다면 증권산업의 모습은 확실히 달라질 것"이라며 "증권협회장 또는 임원과 관계없이 과제는 꾸준히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황 회장은 이날 증권사 균형발전을 위한 30대 과제를 △혁신성장 및 일자리 창출 △기업금융 기능 강화 △가계 자산관리 전문성 제고 △금융환경 변화 선도 등 4가지로 나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