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금리 오른다"…채권형 펀드 돈 빠질까

증권가에서 한국은행의 11월 금리인상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제기되며 채권시장 반응과 금리인상 속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금리가 인상 기대감을 급격히 반영한 만큼 추가적인 채권가격 하락이 제한적일 거라며 채권 비중 축소에 신중할 때라고 조언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5.6bp 내린 2.032%로 마감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1.7bp 내린 2.454%에 마감했다. 지난 20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8.2bp 급등한 2.088%로 마감하며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날은 금리가 진정되는 흐름을 보였다.


한은의 첫 번째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리고 있지만 11월 인상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올해 말 한 차례의 금리 인상이 단행되고 내년에 한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소수의견으로 11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연속 인상 및 인상 수준에 쏠리고 있다"며 "다만 2010년처럼 1년 만에 다섯 차례 인상보다는 절반 수준인 두세 차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첫 금리 인상 시기였던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1년 만에 다섯 차례의 금리 인상이 이어졌다. 기준금리는 2.00%에서 3.25%까지 올랐으며 이후 2012년 7월 다시 인하 기조로 돌아섰다. 첫 번째 금리 인상이 이뤄진 2010년 7월 이전에는 5월과 6월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은 금리 정책이 변경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고 7월 실제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다만 최근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한은의 금리인상을 선반영한 만큼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신홍섭 트러스톤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채권 시장이 이틀 만에 금리 인상을 급격히 반영하면서 우리나라로 치면 2회 정도의 금리 인상이 시장 금리에 반영됐다"며 "이미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채권 비중을 줄이기보단 자산배분 관점에서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통위 이후 갑작스럽게 평가손실이 발생한 상황인데 이제 와서 채권 비중을 줄이는 것이 수익률 관리에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거란 조언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관투자자나 고액자산가 모두 고금리 채권을 선호할 수밖에 없으므로 채권 비중을 크게 줄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초(1,2,3,5월) 자금 유출이 이어지던 국내 채권형 펀드는 6월 이후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이날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0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는 올 들어 2235억원이 빠져나갔다. 다만 6월 이후에는 월 3000억원 내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는데 대부분 단기자금운용이 용이한 단기채 펀드로 몰렸다. 유진자산운용의 유진챔피언단기채 펀드에 1조8502억원이 들어오며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그밖에 동양자산운용의 동양단기채 펀드에도 8025억원이 몰렸다.

가장 많은 자금이 유출된 국내 채권형 펀드는 한화자산운용의 한화단기국공채 펀드로 올 들어 9688억원이 나갔다.

국내 채권형펀드 전체의 1년 수익률은 0.34%로 마이너스를 겨우 면했다. 1개월 수익률은 -0.16%를 나타냈다. 반면 국내 주식형펀드의 1년 성과는 21.56%로 주식과 채권 자산의 수익률 격차를 20%포인트 이상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