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익률 최대 45%… 실적시즌 주목받는 지주사

3분기 실적시즌을 맞아 지주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1·2·3분기 코스피 상장사가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새로 쓰며 이들로부터 상표권 사용료와 지분법 이익을 수익으로 삼는 지주사 수익성도 개선됐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이후 강화되는 대기업 지배구조 재편 움직임과 이 과정에서의 주주환원 움직임 역시 지주사 주가 상승에 탄력을 보태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증시에서 LG (77,900원 ▼1,200 -1.52%)는 전 거래일 대비 0.81% 오른 8만7000원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8만7300원까지 상승해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SK (161,300원 ▼700 -0.43%) 역시 1.18% 오른 30만원에 거래를 마쳤고, 한화 (26,850원 ▲300 +1.13%)는 2.42% 상승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면 주요 지주사의 주가 상승은 더 확연해진다. LG는 올 들어 45%, SK는 30.7% 상승했다. 한화, 두산 (135,000원 ▼2,000 -1.46%) 등도 역시 각각 30%대 상승 폭을 보였다. 5대 지주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CJ (122,500원 ▼1,000 -0.81%)만 5.6% 하락했다.

올해 지주사들의 주가상승은 역대 최고 실적을 앞세운 주요 계열사 성장 덕분이다. LG는 LG전자와 LG화학이, SK는 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SK텔레콤 등 주요 자회사의 호실적과 그에 따른 시가총액이 지주사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들어서 2배 안팎 시가총액 규모를 키운 만큼 지주회사 주가 상승에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지주사 선전은 실적 전망에서도 드러난다. 금융정보회사 와이즈에프엔이 증권사들로부터 취합한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를 살펴보면 SK와 LG, 한화, 두산, CJ 등 5개 지주사의 3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3조2514억원이다. 3개월 전 추정치에 비해선 6.19% 늘어난 금액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강화된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 역시 이들 지주회사의 상승세를 뒷받침한다. 순환출자 구조를 비롯한 대주주 지배구조 규제에서 이미 해결한 만큼 외국인과 기관의 선호가 높다는 평가다. 이날 52주 신고가를 새로 쓴 LG 역시 매수 상위 목록에 맥쿼리와 모간스탠리, CS, 메릴린치 등 외국계 창구가 이름을 채웠다.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적극 행사지침) 확산을 비롯한 주주 화원 강화 움직임도 연말 실적 마감을 앞두고 지주사를 주목받게 하는 요인이다. 직접 사업 영위하지 않고 계열사들로부터 지분에 따른 배당수익, 상표권 사용료 등을 수입원으로 삼는 지주회사 특성상 주주환원 강화는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 실적이 기대 이상이면 1분기처럼 SK도 추가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두산은 자체 사업강화와 배당 매력으로 상승 폭을 유지하고, LG는 LG전자 상승세로 부담이 없는 주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