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금지 전시회 '특혜 대관' 논란

지난 7월 코엑스에서 개최된 한 전시회에 관람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코엑스에서 사실상 금지됐던 반려동물 관련 전시회가 잇따라 개최되는 가운데 이들 전시회 주최사 대표가 코엑스 및 모기업인 한국무역협회의 전·현직 임원들로 파악됐다. 반려동물산업의 성장세로 관련 전시회가 주목받으면서 코엑스 관계자들을 위해 ‘특혜 대관’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국감자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엑스는 지난해까지 전시장 시설 및 기타 전시회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반려동물 전시회를 불허했으나 지난 8월 ‘동물반입 금지’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서울펫산업박람회’가 개최됐다.


서울펫산업박람회를 연 전시주최사 대표 A씨는 전 코엑스 전시팀장으로 파악됐다. 코엑스가 전직 임원이 운영하는 전시회를 위해 조건부 허가를 내줬다는 주장이 나온 이유다.

다른 전시장에서 수년간 반려동물 전시회를 개최한 중소 전시주최사들도 코엑스에서 동물반입 없는 전시회를 추진했으나 일정문제와 장소부족 등을 이유로 무산됐다.

이에 코엑스는 “지난 4월 민간 전시주최사가 개최한 ‘캣산업박람회’가 먼저 열렸다”며 특혜 의혹을 해명했으나 해당 전시회 주최사 역시 한국무역협회 이사 B씨가 대표로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코엑스는 무역협회가 전액 출자해 설립된 무역협회 자회사다.


코엑스는 또 오는 12월 ‘슈퍼펫쇼’를 직접 주최해 논란을 키웠다.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이를 일종의 ‘전관예우’라고 지적했다.

한 전시주최사 관계자는 “대다수 중소 전시주최사가 수시 대관을 신청하면 장소가 없다며 거절당하기 일쑤”라며 “코엑스 관계자가 여는 전시회를 우선 배정한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러한 문제가 불거지자 코엑스의 전시회 임대 및 배정권과 전시사업권을 분리·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과도한 임대료 인상’과 ‘세입자 전시회 베끼기’ 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는 만큼 국내 전시산업 육성과 전시주최사간 공정경쟁을 위해 이같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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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코엑스 관계자는 “전시회 배정은 코엑스 관계자와 학계, 전시업계 인사 등으로 구성된 대관운영위원회가 결정한다”며 “회사 관계자에게 특혜를 줬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B씨가 무역협회 이사라는 점은 몰랐던 사실”이라며 “무역협회는 이사만 100여명에 달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전시산업 선진국’이란 독일 역시 전시시설사업자가 임대 및 주최를 병행한다”며 “전시시설사업자가 임대업만 할 경우 누적 적자로 인해 결국 국민 혈세가 투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