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땅 싱가포르, 자동차수 더 안 늘린다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교통정체를 빚고 있는 싱가포르의 한 터널/사진=블룸버그

싱가포르가 내년 2월부터 현재 0.25%인 연간 자동차 증가율을 0%로 제한한다. 자동차 수를 더 이상 늘리지 않겠다는 얘기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은 이날 웹사이트에 낸 성명에서 "땅의 제약과 경쟁적인 수요 때문에 도로망을 더 확장하는 데 제약이 있다"며 내년 2월부터 연간 자동차 증가율을 0%로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증가율 제한은 2020년에 재검토할 예정이다.

싱가포르는 전체 면적이 697㎢로 서울(605㎢)보다 약간 크다. 이렇다 보니 싱가포르는 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하다. 좁은 땅을 최대한 활용해야 해 세계에서 손꼽히는 효율적인 기반시설을 자랑한다.

문제는 자동차가 늘면서 안 그래도 비좁은 땅에서 도로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LTA에 따르면 싱가포르 전체 면적에서 도로가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이른다.

싱가포르에서 자동차를 소유하려면 차량등록증(COE)을 돈 주고 사야 한다. COE가 있으면 10년간 자동차를 보유할 수 있다. COE는 매월 경매를 통해 제한적으로 공급되는데 지난주 경매에선 가장 작은 차의 COE가 4만1617싱가포르달러(약 3450만 원)에 낙찰됐다.

LTA는 자동차 증가율을 0%로 동결하는 대신 향후 5년간 철도, 버스 교통망을 확대하는 데 280억 싱가포르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증가율이 0%로 묶이는 차종은 일반 승용차와 오토바이다. 수송차량과 버스의 연간 증가율은 오는 2021년 3월까지 종전의 0.25%로 유지하기로 했다.

LTA는 등록이 말소되는 차량이 있기 때문에 COE 공급 규모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