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 돌연 사임의사 표명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김인호 무역협회장/사진=이기범 기자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76)이 24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개최된 무역협회 이사회에서 사임의사를 표명하고 사임서를 제출했다.

무역협회 29대 회장인 김 회장의 임기는 아직 4개월이 남은 상태다. 무역협회 회장 임기는 3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다.

김 회장은 이와 관련 "현 시점에서 사임하는 것이 무역협회의 원활한 기능 수행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1942년 경남 밀양 출생인 김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라큐스대학 맥스웰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67년 1월 경제기획원에서 사무관으로 관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 이후 줄곧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에서 물가정책국장, 경제기획국장, 차관보, 대외경제조정실장 등 핵심직책을 두루 거치는 등 정통경제관료로서의 길을 걸었다.

1997년 공직 퇴임 후에는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의 원장, (주)와이즈인포넷 회장 및 법무법인 세종 부설 시장경제연구원의 운영위원장 등을 지냈다. 2014년 박근혜 정부의 제2기 중장기정책위원회의 공동민간위원장으로 선출됐고, 2015년 무역협회장에 선출됐다.

때 이른 사임의사 표명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무역협회 회장이 임기를 못 채우고 사임한 사례는 22대 구평회 전 회장 외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대 철학과 출신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과 동문인 구 전 회장은 당시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자 임기를 1년 남긴 상태에서 물러났다. 그나마 구 전 회장이 물러난 시점은 무역협회 정기총회로 사임과 함께 바로 후임이 정해졌었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와의 관계 설정이 때 이른 사임의 배경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회장은 새 정부 들어 문재인 대통령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단체장이 일반적으로 동행하는 대통령 해외 순방에서도 김 회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때 무역협회 회장에 선임된 김 회장은 친박계 최경환 의원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경제기획원에서 최 의원의 선배였다. 두 사람은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경제수석과 보좌관으로 함께 일했고, 박근혜 정부에선 김 회장이 중장기전략위원회 공동민간위원장을 맡았고 최 의원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했다.

한편, 김 회장은 24일 오후 무역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사임배경과 신임회장 선출, 향후 협회 운영 등에 대한 생각을 직접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