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1㎜ 깨알고지' 홈플러스 고객에 10만원 배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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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시민·소비자단체들이 전달한 항의 서한. (경실련 제공) © News1

경품 행사를 통해 입수한 고객의 개인정보 2400여만건을 고객 동의 없이 보험사에 판매한 홈플러스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이는 대법원이 홈플러스의 행위가 광고·경품행사의 주된 목적을 숨기고 사은행사를 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속여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에 따른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11부(부장판사 박미리)는 김모씨 등 4명이 홈플러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을 깨고 김씨 등에게 10만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4단독 류종명 판사는 강모씨 등 30명 홈플러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강씨 등 7명에 10만원, 최모씨에 5만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홈플러스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11회의 경품 행사에서 고객의 개인정보 약 712만건을 수집해 그 중 약 600만건을 보험사에 팔아 약 119억원을 받았다.


홈플러스는 경품 응모권 용지에 '보험상품 등의 안내를 위한 전화 등 마케팅 자료로 활용된다'는 고지 사항을 1㎜ 크기의 글자로 적어놨다. 또 말미에는 '기재/동의 사항 일부 미기재, 미동의, 서명 누락시 경품 추첨에서 제외된다'는 사항이 붉은 글씨로 인쇄했다.

재판부는 "응모권 뒷면에 기재된 동의 관련 사항은 소비자 입장에서 읽기 쉽지 않아 그 내용을 정확히 파악해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또 "김씨 등이 홈플러스의 고의적인 위법행위로 인해 본인의 정보가 판매할 목적에 수집됐고 그 중 일부가 보험회사의 마케팅 용도로 활용됐다는 점을 인식했을 때 기업으로부터 영리대상으로만 취급되고 있다도 느껴 상당한 분노나 불쾌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가적인 개인정보 제공이나 유출은 발생하지 않고 소비자들의 성급함이나 부주의도 원인이 됐다며 배상액을 10만원을 정했다.

앞서 대법원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홈플러스 사장과 회사 법인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홈플러스가 개인정보보호법상 '거짓이나 그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를 한 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개인정보처리자는 처리 목적을 명확하게 해야 하고 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최소한의 정보만을 적법하고 정당하게 수집해야 한다는 개인정보 보호 원칙 및 법상 의무를 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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