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채권으로 몰리는 돈…안전한데 수익률도 '굿'

월스트리트저널 캡처

미국 채권시장이 세계 중앙은행들과 민간 투자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안전자산 수요로 미 국채시장에 지속적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 매력이 미 회사채 시장으로도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경제가 아직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성장률로 돌아오진 못했음에도 미국 채권시장엔 전 세계 투자자들의 자금이 흘러들고 있다.

세계 중앙은행들과 재무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 국채 투자를 수년간 늘려 왔다. 중국 등의 경우 미 국채 보유를 환율 안정을 위한 방안으로도 사용했다.

세계 민간 투자자들 역시 미 국채 시장에 자금을 투자했다. 해외 민간 투자자들의 미 국채시장 순유입 누적 자금은 2010년 1조 달러를 넘어선 뒤 2014년엔 2조 달러를 돌파했다.

2011년 이후 유럽 재정위기가 고조되는 등 안전자산 인기가 이어지며 미 국채 랠리도 빨라졌다. 미 국채 시장은 유동성 측면에서 독보적인 데다 독일, 일본 등 다른 선진국 국채와 비교해 수익률도 높아 인기 있는 투자처가 됐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역내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풀면서 풍부해진 유동성은 미 국채 시장 랠리를 한층 더 뒷받침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경기 개선과 물가상승률 회복을 위해 2014년 6월 제로금리를 전격적으로 도입했고, 지난해 1월엔 일본은행(BOJ)도 마이너스 금리를 개시했다.

그러면서 금융위기 전 2007년 4%대였던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011~2012년 1%대까지 떨어진 뒤 이후 수년째 1~2%대의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 국채 수익률이 낮다는 건 미 국채 가격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돈풀기'와 맞물려 미 회사채 시장 역시 인기 투자처로 부상했다. 초저금리 시대에 수익률을 좇는 세계 투자자들에게 미 회사채는 적절한 대안이었다. 상대적으로 디폴트율은 낮은 대신 수익률은 높았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의 신용에 대한 우려는 금융위기 직후 잠시 고조됐을 뿐 곧 사그라들었다. 미 투자적격 등급의 평균 회사채 수익률은 2008~2009년 금융위기 후 닥친 미 경기침체 동안 8%를 넘었다가 2010년 곧 3%대로 떨어져 이후 수년간 2~4%대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WSJ는 "최근 중앙은행들의 미 국채 누적 순유입액이 줄어들고 있지만, 전세계 경제 개선이 이 추세를 다시 뒤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