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와 같은듯 다른 용산개발사업…항소심에 쏠리는 눈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결과가 바뀔지 주목받고 있다.
　
코레일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은 민간출자사들이 패소했지만 최근 유사한 청라국제업무타운 조성사업 소송에서 대법원이 민간건설사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은 권리나 법률관계에 따른 분쟁시 채무 유무에 대한 판단을 청구하는 것이다.
　
25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차례 연기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하 용산개발사업)의 채무부존재확인 2심 선고가 다음달 3일 나온다. 2014년 소송이 시작된 후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용산개발사업 채무부존재 2심 선고는 최근 대법원이 청라국제업무타운 협약이행보증금 소송에서 민간건설사들의 부담금을 75% 감액하는 내용을 확정하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용산개발사업과 청라국제업무타운 조성사업 모두 2007년 시작된 공모형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으로 사업무산의 책임소재를 두고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치열한 법적 다툼을 벌인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용산개발사업은 공기업 코레일이 토지를 민간출자사에 매각한 후에도 전체 지분의 25%를 갖는 최대주주이자 1대주주로 사업에 참여했지만 청라국제업무타운 조성사업은 공기업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민간건설사들에 토지를 매각한 뒤로는 사업에 관여하지 않았다.
　
코레일은 사업주체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 이사회 10명 중 3명을 파견해 최대 영향력을 행사했고 개발실무회사 용산역세권개발㈜에도 전체 직원의 3분의1을 직접 파견하는 등 사업 전반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용산개발사업은 코레일과 민간출자사가 건설물량을 활용한 자금조달에 성공해 PF사업의 모범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코레일 사장이 새로 부임한 후 사업진행이 어렵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용산개발사업은 2013년 3월 사실상 사업이 무산되고 그해 7월 발주처인 코레일이 협약이행보증금 2400억원을 수령하자 민간출자사들은 곧바로 소송을 제기했다.
　
민간출자사들은 코레일이 기존 사업계획을 지키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표명하면서 사업이 무산됐기 때문에 협약이행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용산개발사업은 코레일이 건설물량을 활용한 자급조달을 원천봉쇄해 무산됐고 경영에도 직접 참여한 만큼 LH가 토지를 매각하고 빠진 청라국제업무타운과는 많이 다르지 않겠냐”며 항소심 선고 결과를 기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청라국제업무타운 조성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LH에 제기한 손해배상 상고심에서 지난 12일 대법원은 협약이행보증금 3100억원 중 75%를 감액한 775억원만 부담하는 2심 판결을 확정했다. 법원은 1심에서 건설사들의 이행보증금 70%를 감액한 데 이어 2심에선 감액비율을 높여 75%로 정했다.
　
청라국제업무타운 조성사업은 2007년말 LH와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 국내 10개 건설사가 청라국제도시 내 127만㎡에 6조2000억원을 투입, 세계무역센터와 국제금융센터 등을 짓기로 합의하면서 시작됐다. 금융위기로 2013년 12월 사업이 무산됐고 다음해 건설사들은 LH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