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파티·녹농균·안락사…최시원 반려견 오해와 진실

/삽화=김현정디자이너

최근 유명 한식당인 한일관 대표 김모씨가 이웃인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씨의 프렌치불독에 물린 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최시원 가족의 반려견이 목줄을 하고 있지 않았고, 개가 평소 주인 가족은 물론 이웃까지 물기로 유명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개를 키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 갈등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일관 대표 사망한 날, 사람 문 개는 생일파티?


한일관 대표 김씨가 숨진 당일, 최시원 가족이 김씨를 문 반려견 생일 파티를 했다는 의혹이 일며 비난이 거세졌다. 하지만 이는 최시원 가족이 반려견 생일파티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3일, 김씨가 숨진 것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비롯된 오해였다. 김씨는 6일 숨졌다. 최시원 가족은 김씨가 사망 전까지 위독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반려견과 함께 일상적 생활을 했다고 해명했다.

◇개에 물려 사망?…김씨 혈액서 녹농균 검출

지난 6일 숨진 김씨의 사인은 패혈증으로 전해졌다. 이후 11일 김씨의 혈액에서 녹농균이 검출되며 감염 경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은 패혈증, 전신감염, 만성기도 감염증 환자에게 난치성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이다. 면역이 떨어진 사람이 감염되면 치명적으로 작용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특히 녹농균은 병원 내 의료감염으로도 많이 전해진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서울 백병원측은 김씨가 응급실과 외래 진료실에 머물렀던 시간이 총 1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병원 내 감염 확률은 적다고 밝혔다. 또 "김씨에게서 검출된 녹농균도 내성이 없는 일반적인 녹농균이었다"면서 "통상 병원에서 발견되는 녹농균은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내성 녹농균이다"라고 설명했다.

최시원 가족도 반련견에게서 녹농균이 나오지 않았다는 동물병원 소견서와 예방접종 서류를 공개했다.

현재로선 김씨의 녹농균 감염 경로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실정이다. 감염전문가들은 "병원에서 발견되는 녹농균도 항생제 내성이 없는 균이 발견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최시원 가족의 반려견에서 녹농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감염경로가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다. 개가 녹농균이 있는 음식을 먹고 균이 일시적으로 있다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감염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선 해당 병원에 대한 환경역학조사를 통해 병원에 같은 녹농균이 있는지 확인하는 수 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사람물면 개는 무조건 안락사?

최시원과 그의 반려견 벅시/사진=최시원SNS, 뉴시스

최시원 가족의 반려견 처분도 관심사였다. 개를 교육시키지 못한 견주의 탓일 뿐 개의 탓이 아니라는 입장과 사람을 물었으니 안락사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갈렸다. 한일관 대표 유족 측은 한 인터뷰에서 "안락사는 최시원 가족이 선택할 문제"라며 "생명을 죽이는 걸 함부로 논하고 싶지 않다"고 신중한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최시원의 반려견은 현재 지방으로 보내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사람에게 상해를 입힌 개에 대한 압류나 안락사 규정이 없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맹견관리의무 강화, 맹견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종합 관리 계획 수립, 맹견의 어린이 보호시설 및 공공기관 출입제한, 맹견을 다른 등록대상 동물과 구분 등의 내용이 담긴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제출된 상태다.

◇개에 물린 후 사망까지 6일

▶9월30일 승강기에 탄 한일관 대표 김씨가 열린 문 틈을 비집고 나온 최시원 가족의 프렌치불독 '벅시'에게 왼쪽 무릎 아래 정강이를 물렸다. 김씨는 사건 당일 병원 응급실을 찾아 상처 소독 처치를 받고 파상풍 주사를 맞았다. 또 '오그맨틴'이라는 항생제 주사를 맞고 따로 먹는 항생제도 3일치 받았다.

▶10월2일 김씨가 또 한번 병원을 찾아 상처부위를 소독하고 항생제 연고를 처방받았다.

▶10월3일 최시원 가족의 SNS에 김씨를 문 프렌치불독의 생일파티 사진이 게재됐다.

▶10월5일 김씨가 몸살 기운을 느꼈다. 최시원 가족의 SNS에 프렌치불독이 목줄없이 산책을 즐기는 사진이 올라왔다.

▶10월6일 증세가 악화된 김씨가 고열, 기침, 폐렴 증세로 응급실을 다시 찾았다. 피가 가래에 섞여나오는 객혈 증세가 심해졌다. 김씨는 중환자실로 옮겨져 집중 치료를 받았다. 에크모(체외 폐-심장 순환장치)치료까지 했지만 오후 5시쯤 끝내 숨졌다.

▶10월11일 숨진 김씨의 혈액에서 녹농균이 검출됐다.

▶10월21일 최시원의 아버지와 최시원이 SNS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