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독립선포 vs 스페인 자치권박탈'...스페인, 헌정 40년 최대위기(종합)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둘러싼 스페인 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스페인이 40년 헌정 사상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빠졌다.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독립국가 선포결의안을 통과시키자 스페인 상원은 곧바로 정부의 카탈루냐 직접 통치안을 승인했다.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자치의회 장악에 나서는 과정에서 경찰과 카탈루냐 분리독립주의자들간 물리적 충돌이 예상된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분리독립주의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이날 독립국가 카탈루냐공화국 수립·선포 결의안을 찬성 70, 반대 10, 기권 2로 가결시켰다. 대다수 야당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로써 카탈루냐는 지난 1일 스페인정부가 불법으로 규정한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강행한 데 이어 독립국가 수립까지 선포했다. 하지만 이번 독립국가 선포는 실제적 독립보다는 단순한 선언에 그칠 전망이다.


스페인 상원은 카탈루냐의 독립선포 이후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스페인 정부의 헌법 155조 발동안을 찬성 214, 반대 47로 통과시켰다. 헌법 155조는 ‘스페인 정부가 불복종하는 자치정부를 상대로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스페인이 지난 1970년대 민주주의를 회복한 이후 자치정부의 자치권을 박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페인 정부는 이번 승인에 따라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직접 통치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스페인정부는 카틀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과 각료들을 모두 해임하고 카탈루냐 자치경찰의 지휘권과 공영방송 감독권까지 장악할 계획이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카탈루냐의 독립선포 이후 스페인 국민들에게 진정을 호소하며 카탈루냐에서 법치가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라호이 총리는 이날 오후 내각회의를 열고 카탈루냐직접 통치를 위한 첫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현재 2000명 이상이 바로셀로나 차치의회 주변에 몰려드는 등 카탈루냐 주요 도심에서 분리독립주의자들이 독립과 자유를 외치면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스페인정부가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자치의회 장악을 시작할 경우 경찰과 분리독립주의자들간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편, 미국과 유럽은 스페인 정부를 지지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는 "스페인을 단합하려는 스페인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며, 카탈루냐는 스페인의 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상임의장은 "분리독립투표는 어떤 것도 바꾸지 못했고, EU는 스페인정부만 상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