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證 M&A 이달 8일 윤곽…DGB금융지주 인수 막바지

현대중공업그룹의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한 DGB금융지주 (8,000원 ▼100 -1.23%)가 이달 안에 인수 여부를 매듭지을 방침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GB금융지주가 이르면 8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 하이투자증권 인수 여부를 안건으로 올린다. DGB금융지주는 8월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위해 매각주관사인 EY한영으로부터 실사 자료를 건네받고 M&A(인수·합병)를 본격 검토했다.

DGB금융지주는 2020년까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증권사 인수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매물로 나온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추진 중이다. 하이투자증권·하이자산운용·현대선물 3개사를 패키지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현대미포조선 (71,300원 ▲6,400 +9.86%)은 2008년 CJ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CJ투자증권과 CJ자산운용을 인수했다. 이후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의 지주사 전환에 따라 현대미포조선은 공정거래법상 금융 자회사를 소유할 수 없어 하이투자증권 보유 지분(85.3%) 매각을 추진 중이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DGB금융지주가 8일 전까지 현대중공업그룹과 협상을 마무리하면 정기 이사회에서 본계약 체결 추진을 승인받고 M&A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며 "만약 일정이 8일을 넘기면 이달 중 임시 이사회를 열고 관련 작업을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매각가격은 최소 45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하이투자증권·하이자산운용 인수에 총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던 점을 감안하면 손실을 감내하면서도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의지다.

이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에서 하이투자증권 등 3개사의 손실을 모두 덜어낸 뒤 책정한 장부가치가 4500억원인 것으로 안다"며 "이 가격에 매각할 경우 더 이상 추가 손실을 회계상 반영하지 않아도 되는 일종의 마지노선"이라고 설명했다. DGB금융지주도 4500억원 이상 가격을 제시해 최근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M&A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회장 수사로 M&A 최종관문인 감독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지주가 금융회사를 인수할 경우 자본적정성 및 경영실태평가 항목 등을 주로 살피는 자회사 편입승인을 신청하기 때문에 박 회장의 수사와 직접 영향을 받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는 무관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다만 박 회장에 대한 수사 결과가 유죄로 나오면 DGB금융지주도 1년간 대주주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한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하이투자증권의 구조조정을 지속하면서 M&A 성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2015년 162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데 이어 지난 5월, 영업점 사업부문(리테일)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52명에 대해 추가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하이투자증권 아킬레스건인 리테일 사업부문의 이익개선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리테일 사업부에서 250억원 가량 적자를 봤는데 희망퇴직 등을 통해 연간 기준 60억~70억원 가량 손실을 줄여 연말이면 해당 사업부 적자를 100억원대로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300억원을 상반기에 모두 손상차손 처리하는 등 부실자산 정리를 통해 수익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