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논란에 추락한 '한샘'…단기 주가 전망 '흐림'

여직원 성폭행 논란에 휩싸인 한샘이 기업 이미지 추락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이 2%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성폭행 이슈가 단기적으로 주가를 누를 수 있지만 장기적 실적 전망과 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6일 코스피 시장에서 한샘 (52,800원 ▲800 +1.54%)은 전일대비 4500원(2.64%) 하락한 16만600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5% 넘게 하락, 16만원까지 밀렸던 주가는 외국인 저가 매수(83억원 순매수)에 낙폭을 줄이며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한샘의 펀더멘탈(기초체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에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랜드 이미지 타격으로 당분간 한샘 주가에 잡음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3분기 실적이 좋았고 특히 내년 전망이 밝아, 이번 사태로 주가가 하락한다면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샘은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6.8%, 전분기 대비 50% 증가한 49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테리어, 부엌, 리하우스 등 전 부문에 걸쳐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이 이어져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여성친화적 기업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구축된 한샘의 개인 고객 이탈이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샘 쇼파 판매 생방송을 보류한 현대홈쇼핑을 비롯해 홈쇼핑사들의 판매 보류가 이어질 경우 매출 감소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한샘은 기업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B2B가 매출의 30%,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B2C가 매출의 70%로 개인 고객 비중이 큰 편이다. 단, 일상적 소비 횟수가 제한적인 가구라는 제품 특성상 불매운동이 발생한다 해도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샘 주력 제품인 가구는 구매 빈도수가 잦은 제품이 아니어서 당장의 브랜드 이미지 추락으로 인한 매출 감소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장기적 기업 펀더멘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한샘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사내 기업 문화나 경영관리가 대기업 수준으로 정비되지 못해 이번 사건이 불거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회사는 커졌는데 직원 및 경영관리는 후진적 수준에 머물러 몰래카메라·성폭행·성추행 사건이 연달아 터지도록 방치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향후 회사 측 대응과 기업문화 개선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2010년 매출액 6239억원을 기록했던 한샘은 2014년 매출액 1조3250억원을 달성, 매출이 두 배로 뛰었고 지난해는 1조9345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했다. 영업이익도 2010년 373억원에서 2016년에는 1596억원을 기록, 7년 만에 328% 급성장했다. 이와 함께 2011년 2만원대였던 주가도 껑충 뛰어 2015년 8월13일 34만7000원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