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軍 댓글공작' 김관진 前국방부 장관 구속영장 청구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 의혹을 받고 있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검찰이 국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가정보원의 광범위한 정치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8일 군형법상 정치관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김 전 장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임관빈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역시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검찰 등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재임 기간(2010∼2014년) 동안 연제욱 전 사이버사령관 등에게 정부와 여권을 지지하고 야권을 비난하는 사이버 정치관여 활동을 할 것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이와 관련한 활동에 추가로 투입할 군무원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친정부 성향 기준으로 신원조사 기준을 적용하고, 면접에서 호남 지역 출신을 배제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 전 실장은 사이버사령부를 지휘하면서 김 전 장관 등과 공모해 정치관여 활동에 적극 관여한 혐의다. 연 전 사령관 등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김 전 장관 등의 신병을 확보한 뒤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계획이다. 특히 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에 국정원이 개입했는지 여부도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검찰은 국정원이 자금 등을 지원하면서 사이버사 댓글 공작을 도운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과 관련해 군 검찰이 2014년 조사를 벌였지만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이 기소돼 현재까지 재판을 받고 있을 뿐 김 전 장관은 처벌을 받지 않았다. 두 전직 사령관은 최근 검찰에서 사이버사의 댓글 활동을 김 전 장관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이날 신승균 전 국정원 국익전략실장과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신 전 실장은 이명박정부 당시 야권 정치인 제압 공작,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 퇴출 공작 등을 기획한 혐의다. 또 2012년 총선 및 대선에서 여권 승리를 위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대책 등을 수립하게 해 직권을 남용하고, 관련 여론조사 비용으로 국정원 예산 1000여만원을 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 전 단장은 정부 여권 지지 및 야권 반대 글을 온라인에 조직적으로 게시하고, 보수단체들의 관제 시위 및 시국 광고 등을 기획해 정치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이와 관련한 비용으로 국정원 예산 10억여원을 사용해 국고를 손실한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