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부동산 쏠린 시중자금, 벤처시장으로 유인"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에 집중된 투자자금을 벤처투자로 유인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일반 국민이 소액으로 손쉽게 벤처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공모창업투자조합을 도입하고 세제혜택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시중 유동자금을 벤처시장으로 유입한다는 방안이다.

홍 후보자는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창업·벤처투자와 회수시장 활성화대책’에 대한 서면질의에 “제2벤처투자붐을 조성하기 위해 부동산 투자자금과 대기업 사내유보금을 벤처투자시장으로 적극 유도하겠다”며 “국민들의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공모창업투자조합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는 창업·벤처투자가 ‘고위험·고수익’ 시장인 만큼 소위 ‘선수’의 진입만 허용했다. 현행 벤처투자조합이 50명 미만 사모방식만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홍 후보자는 그러나 공모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공모창업투자조합을 허용해 부동산시장에 쏠린 시중 유동자금을 혁신창업생태계 조성의 밑거름으로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중기부 한 관계자는 “공모창업투자조합이 도입되면 현행 벤처투자조합의 양도차익 비과세와 개인 출자금(10%) 소득공제 혜택을 그대로 적용받는다”며 “따라서 일반 국민들의 벤처투자가 보다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 후보자는 개인들의 벤처투자 수단인 엔젤투자와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민간자금이 엔젤투자시장에 유입되도록 세제지원 확대 등 정책적 뒷받침을 강화하겠다”며 “지역 중심의 엔젤투자 및 크라우드펀딩 확산에도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엔젤의 투자회수를 돕기 위한 엔젤 전용 세컨더리펀드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현행 100% 소득공제 구간인 1500만원 이하를 3000만원 이하로 상향하기로 했다. 소득공제율 50%를 적용한 3000만~5000만원 구간도 70%까지 확대한다. 또 투자기업이 벤처기업이 아니더라도 3년 이내 기업이거나 우수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면 소득공제를 적용하고 창업 7년 내 기술우수기업에 대한 크라우드펀딩 투자금을 소득공제 적용대상에 포함키로 했다.

무엇보다 문재인정부의 혁신성장 밑그림을 구상하는데 홍 후보자의 역할이 컸던 만큼 그가 장관으로 임명되면 보다 강한 민간자본 유인책이 제시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홍 후보자는 문재인캠프에서 정책부본부장을 맡으면서 일자리, 소득주도, 동반, 혁신성장의 네 바퀴 성장론 구상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부 관계자는 추가 세제혜택 계획에 대해 “유관기관과충분한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민간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자금유입 상황을 지켜보면서 세제혜택 확대 여부를 결정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