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中企 정책매장 매출부진 '울상'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SM면세점 서울점의 중소기업제품 전용 판매장(아임쇼핑·이하 정책매장)은 올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1억34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지난 9월까지 이 매장의 매출액은 7600만원에 그쳤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투입된 운영비 지원액은 3억8500만원, 누적 매출액은 2억1500만원이다. 이익은 고사하고 투입된 세금만큼의 매출도 올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기업 정책매장의 판매성과를 올리기 위해 면세점 입점을 확대하지만 면세점 내 정책매장마저 매출부진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의 중기부 소관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중기제품 전용 11개 정책매장의 9월까지 매출액은 73억9200만원이다. 지난해 매출 133억원의 56%에 해당한다.

특히 실적개선을 위해 최근 2년 내 문을 연 4개 시내면세점 정책매장 중 SM면세점을 비롯한 3곳이 정부 지원액보다 낮은 매출액을 기록했다. 서울 갤러리아 면세점의 경우 2억1600만원이 투입됐지만 9월까지 매출액은 총 1억1600만원이다. 부산 신세계센텀 면세점 정책매장도 1억7100만원이 지원됐지만 매출은 갤러리아와 같았다.

정부가 지원하는 운영비는 정책매장에 파견되는 판매직원 인건비와 매장 유지보수비, 홍보·판촉비 등으로 쓰인다. 매출의 23%를 수수료로 제하는 것까지 고려하면 심각한 적자에 시달리는 셈이다. 정책매장의 부진한 성과는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된 사안이다. 2013년 국정감사를 시작으로 해마다 정책매장의 판매실적 부진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실제 판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국회의 지적이 잇따르자 중기부는 "매출실적이 미흡한 곳의 퇴출을 확대하고 면세점 매장 중심으로 확대 개편해 창업·벤처기업 혁신제품의 글로벌 시장진출 교두보로 육성하겠다"며 2015년부터 전면 개편에 착수했다. 이후 중소기업유통센터는 2015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실적부진 매장 12곳을 폐쇄하고 입지가 뛰어난 대도시 면세점을 중심으로 신규개설을 확대해왔다.

산자중기위는 보고서를 통해 "정책매장을 면세점 매장 중심으로 확대 개편해 운영성과를 끌어올리겠다는 중기부 정책방향의 효과성이 우려된다"며 "입지와 유동고객을 분석해 매장별 특성화와 차별화를 꾀하는 식의 운영방식이나 마케팅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중기유통센터 관계자는 "크루즈선박 매출이 큰 신세계 센텀점 등을 비롯해 면세점 상당수가 사드 갈등으로 타격을 입었다"며 "철수를 고려했던 SM면세점의 경우 인천공항 동편 면세점 사업자와 동일인이다보니 실적이 다소 부진하더라도 매장을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내렸다"고 설명했다.

주무부처인 중기부는 최근 개점한 시내면세점의 운영실적을 따지기에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개장 후 3년까지는 매장의 성패를 판단하기에 이른 시기"라며 "중국과의 갈등이 정상화되는 분위기고 매출이 집중되는 연말을 앞두고 있는만큼 좀 더 지켜봐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