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경제신춘문예 (~12.08)
세상과 잘 사는법, 내가 잘 사는법 - 네이버 법률

장관급 경찰위? "민간 출신, 인사 관여하면…" 우려

(종합)'유명무실'에서 장관급 통제기구로 추진…"독립성 훼손" 술렁이는 경찰 안팎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입력 : 2017.11.14 17:59
폰트크기
기사공유
박재승 경찰개혁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이철성 경찰청장(오른쪽) / 사진=뉴스1
박재승 경찰개혁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이철성 경찰청장(오른쪽) / 사진=뉴스1

민간자문기구 경찰개혁위원회(경찰개혁위)가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찰위원회 강화 방안을 권고했다. 경찰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 장관급 중앙행정기관으로 두고 경찰 인사·감찰권 등을 부여하는 방안이다.

사실상 경찰 조직을 행정안전부에서 떼어 내 경찰위원회 밑에 둔다는 구상인데, 실효성에 의구심을 갖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개혁위는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방안으로 '경찰위원회 실질화' 방안을 경찰에 권고했다고 14일 밝혔다.

해당 권고안은 이달 3일 열린 경찰개혁위 제14차 전체회의에서 논의·확정됐다. 1991년 설립된 경찰위원회가 제도적 미비로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 민주성·공정성 확보라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소속, 행안부→국무총리…장관급 통제기구 신설 추진

권고안에 따르면 우선 현재 행정안전부 소속 경찰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이관한다. 경찰을 행안부에서 떼어내 경찰위원회로 가져오는 형태다. '경찰법'은 물론 '정부조직법' 개정도 필요한 사안이다.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위원회 구성도 바꾼다. 현행 7명의 위원 전원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에서 정원을 9명(위원장 1명, 상임위원 2명 포함)으로 늘리고 국회와 대통령, 대법원장이 각 3명씩 임명 권한을 갖는 방식이다.

현재 차관급인 위원장 지위도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국무회의 출석·발언권도 준다. 경찰 출신은 위원장이 될 수 없도록 하고, 일반 위원도 군·경찰·검찰·국가정보원 출신은 퇴직 후 만 3년이 지나기 전에는 임용될 수 없다.

위원회의 실질적인 경찰 통제가 가능하도록 인사권도 부여한다. 경찰위원회는 경찰청장과 향후 설치 가능성이 높은 국가수사본부장의 임명 제청권을 가진다. 단수 혹은 복수의 후보를 경찰위원회에서 결정해 올리면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총경 이상 승진인사, 경무관 이상 보직인사도 경찰청장이 제출한 인사안을 경찰위원회가 심의해 제청한다. 사실상 경찰위원회가 전국 254개 경찰서의 서장(총경급) 이상 인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경찰개혁위의 심의·의결 대상을 주요 정책이나 업무 계획으로 확대해 국가의 치안정책을 결정토록 한다. 인권 침해 또는 경찰권 남용 소지가 있다고 인정되는 제도·법령·관행 등의 개선과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도 갖는다.

이 외에도 경찰개혁위는 경찰위원회 역할 강화를 위해 △주요 정책이나 업무 심의·의결권 △경찰권 남용 소지의 제도 등의 개선·시정 요구권 △감찰·징계 요구권 △부당수사지휘에 대한 조치요구권 △이행담보장치 마련 △규칙 제정권 등도 권고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민간 출신들이 경찰 조직 위에 군림? "오히려 중립성 훼손" 우려도…

일각에서는 소위 경찰위원회 실질화가 오히려 경찰 조직의 독립성·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위원회 구성에서 국회 여당 추천 몫과 대통령 임명 위원 등의 숫자를 고려하면 과반을 정권에서 차지 한다. 비슷한 방식으로 위원회가 구성되는 국가인권위원회가 과거 9년간 정권에 휘둘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경찰개혁위 관계자는 "논의 과정에서 여러 모델들이 제시됐지만 실현 가능한 모델을 찾기가 어려웠다"며 "그나마 나은 게 인권위 모델이고, 앞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찰위원회가 경찰 조직 위에 군림하면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경찰 관계자는 "민간 출신 위원들이 총경급 이상 인사에 다 관여하면 돋보이지 않는 업무는 모두 기피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위원회의 권한이 커져 경찰에 대한 민간 통제 수준이 높아지면, 오히려 경찰의 중립성·독립성이 외풍으로 훼손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위원회가 시민단체 출신이나 문재인 정부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로 채워진다면 코드인사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고안의 실현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시선도 있다. 권고안 대부분이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국회 차원에서 논의돼야 하지만 민간자문기구에 불과한 경찰개혁위 차원에서 입법 활동을 활발히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혁 대상인 경찰 조직이 입법 활동에 적극 나설지도 의문이다. 경찰은 기본적으로는 경찰개혁위의 취지에 공감하고 모든 권고 사항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개혁위는 청와대와 국회, 언론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김선택 경찰개혁위 수사개혁분과장(고려대 로스쿨 교수)은 "사실 경찰에 권고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와 국회, 국민에 대한 권고"라며 "청와대나 국회에서 협력해주지 않으면 못하는 만큼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