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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금감원 '감독분담금' 기습사건이 남긴 것

[우리가 보는 세상]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시킨 국회내 해프닝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입력 : 2017.11.1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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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감독원 브리핑실에서 채용비리 사건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감독원 브리핑실에서 채용비리 사건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감독분담금을 부담금으로 지정하는 '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이 9일 발의됐고 숙려기간도 없이 10일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에 기습적으로 상정됐다. 금감원을 관리, 감독하는 정무위원회는 뒤늦게 법안 상정 사실을 알고 14일 기재위에 법안 심사를 보류하라고 요구했다. 일주일도 안돼 국회 내에서 벌어진 코미디 같은 일이다.

감독분담금은 금감원이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로부터 걷는 돈이다. 금감원 전체 예산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핵심 수입이다. 금융회사들이 내는 돈이지만 결국 금융소비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 '금감원이 금융회사를 제대로 감독해서 내가 맡긴 돈을 잘 지켜달라'며 금융소비자들이 내는 돈인 셈이다.

'감독분담금의 부담금 지정' 문제는 감사원이 촉발시켰다. 감사원은 지난 9월 금감원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금감원이 감독분담금으로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감독분담금을 부담금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금융위원장에게 통보했다.

단 "기획재정부 장관과 협의해서"라는 단서가 달렸다. 하지만 협의도 끝나기 전에 법안이 먼저 발의됐다. 공교롭게도 법안을 대표발의한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재부 출신이다. 같은 당의 정재호 의원은 14일 정무위에서 "기재위에 알아보니 대표발의한 김정우 의원이 (어디선가) 주문을 받은 느낌이 있다"고 털어놨다. 금융당국쪽에서 '청부입법 아니냐'고 의심하는 이유다.

여당 내에서 조율이 안된 법안이었다는 것도 드러났다. 정무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학영 의원은 "기재위에서 왜 이런 일이 갑작스럽게 일어났는지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법안 공동발의자에 이름을 올린 같은 당의 김해영 의원은 정작 정무위 회의 석상에선 아무 말도 못했다.

감독분담금을 부담금으로 지정하면 금감원의 예산을 기재부가 통제하게 된다. 법에 따라 부담금 요율을 변경하려면 기재부 장관의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금융위원회가 금감원 예산을 통제하고 있다. 기재부 장관이 통제하는게 뭐가 잘못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금감원의 독립성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간단한 이슈가 아니다. '(기재부 장관이) 실질적으로 금융감독업무의 수행방향에 개입할 우려', '또 다른 관치금융의 폐해를 야기할 우려'(정무위 수석전문의원 검토의견) 등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무위가 제동을 걸었으니 기재위에서 쉽사리 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는 어려워졌다. 하지만 이 해프닝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금감원의 쇄신,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을 정확히 건드렸다. 금융위, 금감원, 기재부 등 관계기관들간의 '밥그릇 싸움'이다. 이 사건으로 '어떻게 효율적인 금융감독체계를 만들 것인가'의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누가 금감원을 통제할 것인가의 주도권 다툼 프레임에 갇힐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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