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면적 줄고·유연탄價 오르고' 시멘트업계 실적 뒷걸음

국내 시멘트 업계가 3분기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건설경기 호조세가 한풀 꺾이면서 착공 물량이 줄어든 데다 시멘트의 주요 원자재인 유연탄 가격까지 오르면서 외형과 수익 모두 뒷걸음질쳤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시멘트 업체 7개사의 3분기 총 매출액은 1조667억원, 영업이익은 114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2.9%, 8.6% 하락했다.


가장 큰 폭의 실적 악화를 기록한 곳은 쌍용양회 (7,000원 ▼20 -0.28%)다. 쌍용양회는 3분기 매출액 2488억원, 영업이익 364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27.4%, 27.1% 떨어졌다. 현대시멘트 (14,780원 ▼70 -0.47%) 역시 3분기 매출액 843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9% 감소했고, 당기순손실 109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적자로 전환했다.

성신양회 (8,480원 ▲30 +0.36%)는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성신양회의 3분기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3.5% 급감했고, 당기순손실 27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삼표시멘트 (2,895원 0.00%)도 3분기 영업이익 12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6.4% 하락했다.

시멘트 업계가 3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최근 2~3년간 지속된 건설경기 호조세에 꺾인 탓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분기 전국 주거용 건축물의 착공면적은 1251만㎡로 전년 동기대비 18.3% 줄었다. 시멘트는 착공 당시 투입되는 건설 1차재로, 매출과 직결되는 출하량은 착공 면적에 전적으로 좌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3분기 들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시장 심리가 위축되면서 착공 물량이 대거 줄었고 이와 연동돼 시멘트 출하량도 감소했다"며 "유독 들쑥날쑥했던 7, 8월의 기상여건으로 조업일수가 전년 대비 줄어든 것도 매출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유연탄 가격상승으로 업체들의 원가부담이 늘어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한석탄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톤당 78.3달러였던 국제 유연탄 가격(호주산 기준)은 올 3분기 말 93.2달러로 19% 상승했다. 유연탄은 시멘트의 주요 원자재 중 하나로, 시멘트 생산원가의 30~40% 차지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4분기 이후에는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라시멘트 인수전에서 아세아시멘트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업계 재편 과정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한동안 미뤄졌던 시멘트 가격 정상화 작업이 힘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성정환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라시멘트가 아세아시멘트에 인수되며 상위 업체로의 업계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중기적인 관점에서 시멘트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업체들의 실적 상승을 견인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