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5.4 보다 큰 지진올까 '불안'…전문가 "장담 못해"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포항 시내에 건물 기둥 외벽이 무너져있다.(독자 제공)/사진=뉴스1

15일 오후 2시29분 포항에서 5.4 규모의 역대급 강진이 발생한 뒤 잇따라 지진이 발생하자 "5.4 규모 지진이 본진(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맞느냐"며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5.4 규모 강진이 본진이 아니라 '전진(본진 이전의 지진)'일 경우 향후 더 큰 지진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발생한 지진 피해 및 안전 우려로 당초 16일 진행될 예정이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도 일주일 연기됐다.


통상 지진은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을 '본진', 본진이 일어나기 전 지진을 '전진', 본진 이후에 발생하는 지진을 '여진'이라 부른다. 본진 전후의 지진은 통상 본진에 비해 규모가 더 작은 것이 특징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4 규모 강진이 발생하기 전인 오후 2시22분에 규모 2.2와 2.7의 지진이 발생했다. 또 5.4 규모 강진 이후 이날 오후 5시11분까지 규모 2.4~4.3 사이의 지진이 추가로 9회 발생한 상태다.

이를 근거로 현재까지 지진 규모로 봤을 때 5.4 규모 강진을 '본진'으로, 이전에 발생한 두 번의 지진을 '전진', 이후 발생한 지진들을 '여진'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잇따라 지진이 발생하자 "5.4 규모 강진이 '본진'이 아니라 '전진'이면 어떡하느냐"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더 큰 지진 피해가 올 지 안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는 것.


실제 지난해 4월14일 일본 구마모토현에서는 규모 6.5의 강진이 발생한 뒤 이를 '본진'으로 봤다가, 이틀 뒤 규모 7.3의 더 큰 강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북 포항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포항 시내에 무너진 건물 외벽이 자동차와 도로 위에 널브러져 있다.(독자 제공)/사진=뉴스1

이에 대해서는 지진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윤성효 부산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5.4 지진을 본진으로 봐야한다"며 "땅의 에너지가 본진에서 크게 발산된 뒤 남은 에너지가 여진으로 발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교수는 "오늘 현재까지 발생한 지진을 '전진'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여진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윤수 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재까지는 5.4 규모 지진을 '본진'으로 보는 것이 맞지만, 이후 더 큰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지진 관측 수준이 높지 않고, 자연현상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에너지가 집적돼 있던 것이 확 풀리면서 지진이 발생하는데, 옆에 더 큰 에너지가 잠겨 있던 것이 풀리면 그게 본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