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감성으로…홈쇼핑 입점 첫날부터 대박

#지난 9월 TV홈쇼핑 공영홈쇼핑(채널명 아임쇼핑)에서 방송된 연스토리의 ‘연잎영양밥’은 준비된 7000만원어치 물량이 30분 만에 소진됐다. 건강을 우선하는 웰빙족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주문이 몰린 까닭이다. 박오순 연스토리 대표는 “홈쇼핑 진출이 처음이다 보니 우리도 PD도 주문이 이렇게 몰릴 줄 몰랐다”며 “20여년간 식자재 유통과 한식요리를 공부한 경험이 이 상품을 만든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여성기업의 판로·마케팅 지원사업이 저비용·고효율로 정책효과를 드러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외받는 여성 중소기업에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성장의 도약대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와 한국여성경제인협회(이하 여경협)에 따르면 여성기업 판로지원사업 중 하나인 TV홈쇼핑 입점 지원사업은 성장이 기대되지만 판매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TV홈쇼핑의 입점 지원 교육부터 업체의 특성에 맞는 전문 컨설팅, 상품품평회, 영상제작, 입점수수료 등을 지원한다.

올해 이 사업에 참여한 여성기업은 16개사며 이중 13개사가 11월 초까지 공영홈쇼핑과 홈앤쇼핑을 통해 방송에 소개됐다. 방송기간에 이들 기업은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업예산 4억원의 4배에 가까운 성과다. 특히 공영홈쇼핑의 경우 방송 목표치의 40%를 초과한 성적을 올렸다.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 제품임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성과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여성기업 입장에서도 TV홈쇼핑 진출을 성장의 첫 단추로 삼는 분위기다. 1회 방송분의 판매수수료를 다른 상품에 비해 10%포인트 할인받다 보니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제품 주문량이 늘면 그만큼 단가를 낮추는 구조다. 무엇보다 진입장벽이 높은 TV홈쇼핑에 입점한 것으로도 상당한 홍보 효과를 누린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4년간 열 번이나 홈쇼핑 문을 두드렸지만 기회가 없었는데 판로지원사업을 통해 보란 듯이 실적을 올렸다”며 “소비자의 감성을 보다 잘 이해하는 여성기업에 더 많은 기회가 생기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경협의 자체 예산에 중소기업유통센터의 지원으로 진행하는 여성 중소기업 공동브랜드 지원사업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1년에 2회 우수 여성기업을 선발, ‘여성기업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의미의 ‘여움’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마케팅을 지원하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올해 2월 여움 1기로 73개 업체를 선정한 데 이어 9월부터 2기 선정을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에서 여움 브랜드전을 열고 서울역·동대구역·대전역 등 코레일 역사에서 중소기업 명품마루에 8개 업체를 입점시켰다. 특히 롯데마트는 실적이 뛰어나고 MD의 관심을 끈 10개 업체와 입점 상담을 진행 중이다. 현실적으로 입점 문턱이 높은 대형마트에 지원사업이 발판 역할을 한 셈이다.

현재 국내 여성기업의 비중은 38.9%에 이르지만 기술기반 분야의 비중은 21.7%에 머물러 있다. 특히 벤처기업의 경우 여성기업 비중이 8.8%에 그친다. 여성의 경제참여율을 고려할 때 기술기반과 혁신분야 여성기업의 활동이 현저히 저조하다는 의미다. 반면 여성기업의 여성종사자 고용비중은 71.1%로 일반기업의 여성고용비중인 40%보다 월등히 높다. 경력단절로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근로자의 일자리에 여성기업이 상당수 기여한다는 의미다.

한무경 여경협 회장은 “새 정부 일자리정책에 여성기업인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고용과 성장이 함께 이뤄지는 경제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